'방카슈랑스 시장 논리에 맡겨라' - 정재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방카슈랑스 시장 논리에 맡겨라' - 정재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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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방안 일부 조항 시대착오적 발상
지난 17일 정부가 마련한 방카슈랑스 시행방안에서 가장 주목할 내용 중 하나는 자산 2조원 이상의 금융회사(16개 은행, 9개 증권사 등)에 대해 전속대리점(예컨대, 한 은행이 각각 1개의 생명보험사 또는 손해보험사 상품만을 판매)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일부 대형 및 외국계 보험사의 제휴독점을 방지하고 중소형 국내 보험사에게 제휴기회가 부여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아울러 판매허용 보험상품의 범위를 3단계에 걸쳐 단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방카슈랑스가 국내 보험산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가급적 최소화한 점도 눈에 띈다.

이러한 정부의 방침은 기존 보험모집인, 설계사 등의 대량실직, 중소형 보험사의 부실화 등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방편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자유시장 경쟁원리에서 벗어난 인위적인 원칙의 적용과 더불어 급변하는 금융환경 하에서 미래에도 모든 대형 및 중소형 보험사를 현재와 같은 시장구도로 유지해 나가려는 생각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변화를 추구하는 데 인색하거나 생존능력이 부족한 보험사들은 규모와 상관없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오히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보험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보다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방카슈랑스가 도입되면 은행의 광범위한 지점망이 새로운 판매채널로 급부상하게 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모집인, 설계사 및 대리점 등 기존 판매조직이 급속히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금융시장이 은행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은행은 고객의 최종 접점에서 총체적인 고객관리 기능을 담당하고 보험사를 포함한 여타 금융회사는 상품공급자로서의 기능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재무건전성과 브랜드 이미지가 대형보험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형 보험사들의 입지가 더욱 위축되면서 자발적 M&A, 퇴출 등을 통한 보험산업 구조조정이 필연적으로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종 업종간의 전략적 제휴, 상호지분참여, M&A 등으로 인해 금융산업 내에 구조변화가 더욱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하거나 광범위한 지점망을 공동으로 이용함으로써 금융산업의 비용효율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방카슈랑스를 통해 보다 다양하고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의 판매효율성 증대로 인해 궁극적으로는 보험료 인하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방카슈랑스 시행초기부터 판매가 가능한 저축성 생명보험의 경우 4% 내외의 보험료 인하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정부는 예측하고 있다.

방카슈랑스의 시행은 국내 금융산업 전반, 은행산업 및 보험산업, 금융소비자 각각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국내 금융산업의 경우를 살펴보면, 무엇보다도 은행과 보험사간의 업무제휴가 가속화되면서 금융산업의 패러다임이 종전의 전업주의 위주에서 겸업주의 중심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금융소비자 보호 및 권익증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자율 경쟁이 가능한 제도적 틀을 마련해야 한다. 또, 거시적이고 중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방카슈랑스의 성공적인 시행 및 정착을 위한 추가적인 보완작업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편 은행 및 보험사 등도 수익성 및 효율성 제고, 고객편의 및 서비스 증진 등에 초점을 맞춘 방카슈랑스 세부전략을 수립, 본격적인 자율 경쟁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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