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방위비 분담금 소동
[홍승희 칼럼] 방위비 분담금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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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갈 테면 가라 해라’ ‘그 돈으로 그냥 잠수함 5척 사자’ ‘그 돈으로 미사일 개발하면 전국토에 촘촘히 기지 세우겠다’는 등 네티즌들의 분노 어린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올해 미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올해보다 우리 돈으로 5조원 늘어난 6조 원 가량을 요구하면서 나오는 반응들이다.

미국이 지난해에도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해 지리한 협상 끝에 해를 넘긴 올 2월에나 간신히 협상을 마쳤는데 협상 타결 직후부터 불을 지펴대더니 끝내 올해는 이전까지의 관례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5배의 증액요구를 하는 바람에 정치권은 물론 보수적인 국민 여론도 들끓고 있다.

물론 보수정치권이나 보수 언론 등은 웬만하면 미국 요구 들어주자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같은 보수정치인이라도 다른 한편에서는 ‘이건 아니다’라는 반응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국회에서도 자유한국당을 제외하면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요구에 반대하는 국회성명서를 내자는데 동의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과반수 넘는 국민들이 그런 방위비 분담금은 내면 안 된다고 응답했다. 상식을 뛰어넘는 요구이니 국민들의 저항이 일어날 법하다.

우리의 총 국방예산이 최근 부쩍 늘어나서 50조원 규모다. 그 중 10% 이상을 주한미군을 위해 내놓으라고 한다.

그마저도 정확히는 주한미군을 위해서만 쓰겠다는 것도 아니다. 미군의 전략자산 배치비용까지 한국에서 부담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간 부담해온 분담금의 30% 남짓을 사용했던 한국인 노동자들의 인건비를 볼모로 삼는 발언도 내뱉는다.

전방위적인 압박의 강도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내년 선거를 앞둔 트럼프의 조바심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한반도 평화를 갈망하는 한국 사정을 인질로 여기는 측면도 있을 수 있다.

미국의 다방면의 압박 요인은 여러 가지로 분석되지만 그 무엇보다 미국 아래 일본, 일본 아래 한국이라는 구도 하에 짜둔 저들의 방위계획이 뒤틀릴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혹여 미국의 핵우산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측면도 있을 수 있다.

지금 방위비 협상 카드의 하나로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자꾸 들먹이는 것도, 한일 지소미아의 연장을 거듭 요구하는 것도 실상은 미군이 최일선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를 일본이 대신하게 만들려는 미국의 방위 구도에 한국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나타나는 갈등이다.

한마디로 미국은 한국의 국방자립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강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한국군을 철저히 외세 의존형 군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더 이상 미국에 대한 절대적 믿음을 잃었다. 트럼프의 미국이 한국에서 보이는 태도를 대표적인 미군 해외기지를 가진 일본이나 독일도 걱정스럽게 바라보기는 매한가지이지만 일본의 경우 군국주의 시절의 강한 군대를 동경하며 평화헌법을 바꾸고 싶어 하는 만큼 미국의 전략에 부응할 준비를 웬만큼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일본과의 전력차가 거의 없고 오히려 실전경험은 더 풍부한 한국군을 일본의 지휘하에 두려는 미국의 전략은 처음부터 잘못 짜여진 것이다. 아마도 친일 의원들이 많은 미국 민주당의 영향력이 미군전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싶다.

미국의 의중이 그러한 만큼 한국으로서는 더욱 더 자주국방에 박차를 가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미국에 국방의 의존했던 이제까지의 상황이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일반 미국인들도 해외 미군 주둔에 회의적인 반응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원칙을 앞세워 지금의 입장을 계속 밀고 간다고 해서 미국이 당장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시킬 가능성도 극히 낮다. 주한 미군의 역할이 단순히 한국을 북한으로부터 지킨다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80년대부터 주한미군의 전략적 상대는 북한이 아니라 중국으로 바뀌었지 않은가.

북한 미사일 자체로도 미군의 한반도 주둔 여부에 따른 위험성의 크기가 현저히 달라지는데다 대중국 방위전략에서 한국보다 더 유리한 전략거점은 없다. 그러니 미군철수 소리에 경기 일으키는 보수야당은 제발 전략부터 공부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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