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DLF 대책 투자자보호 방안 곳곳에 구멍
금융당국, DLF 대책 투자자보호 방안 곳곳에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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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판매 금지하면 정책실패 자인···제2의 DLF 벌어질수도"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4일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4일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금융당국이 해외금리연계 파생상품(DLF) 원금손실 사태를 계기로 투자자 보호 방안을 내놨지만 책임회피에 급급해 애매한 결과만 내놨다는 지적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는 금융소비자들이 이해하기 힘든 파생상품 등이 포함된 사모펀드·신탁 상품을 '고난도 투자상품'으로 새롭게 분류하고 최대 원금 손실률이 20~30%가 넘을 경우 은행 판매를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일반투자자의 사모펀드 최소 투자한도를 현행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2015년 일반사모펀드를 전문가형인 '헤지펀드'로 통합하면서 일반투자자의 투자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사모펀드에 대한 최소 투자금액을 1억원으로 적용한 바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방안을 발표하면서 "일반투자자들의 사모펀드 최소 투자금액에 대한 의견 스펙트럼이 너무 넓어 딱 하나 맞는 정답을 찾기 어려웠다"며 "최소 투자금액을 3억원으로 올려 투자자보호와 시장의 안정성, 사모펀드의 모험자본 공급 기능 등을 모두 담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정책의 실패지만 이를 인정하기보다 투자자들의 의견을 취합해 이번 방안을 결정했다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한 셈이다.

그렇다보니 방안 곳곳에서 구멍이 발견됐다.

금융당국은 가장 중요한 '고난도 투자상품'에 대해서는 어떤 상품이 해당하는 지 명시하지 않았다. 구조화상품, 신용연계증권, 주식연계상품, CDS 등 기타 파생형 상품 등으로 예시를 늘어놨을 뿐이다.

그러면서 금융위 내부에 소비자들로 구성된 판정위원회를 꾸려 고난도 여부를 판정해주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금융사 직원들이 와서 판정단에 상품에 대해 설명한 뒤 이해하기 어렵다면 고난도 상품으로 분류하겠다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품을 어떤 형태로 구성하느냐에 따라 파생상품이라도 단순해질 수도 있고, 실물 상품이라도 복잡해질 수 있다"며 "구체적인 규정 없이는 은행에서 판매가 금지되는 고난도 투자상품을 구분해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방안에 담긴 최대 손실률 기준도 평가하는 시기나 환경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동일한 기초자산 상품이라도 은행에서 판매할 수 있는 상품과 그렇지 못한 상품이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어떤 상품이 해당되는지 객관적인 기준이 없는 상황임에도 금융당국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영업행위준칙'을 만들어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준칙은 금융소비자보호법 통과에 앞서 적용되는 임시적인 방안이지만 판매 결정과정에서 이사회와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을 명시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제재 근거가 될 수 있다.

상품 판매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더라도 차후 문제가 야기 된다면 최고 CEO 제재까지 내려질 수 있는 셈이다. 결국 은행권이 알아서 사모펀드를 판매하지 않는 방법 밖에 없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금융위에서 사모펀드 투자를 완화했었는데 이제와서 판매를 금지해버리면 본인들의 정책실패를 자인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이처럼 애매한 방안을 내놓은 것"이라며 "보는 시각에 따라 달리 해석된다면 DLF와 똑같은 상황이 얼마든지 다시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에 발표한 종합방안은 아직 대략적인 내용"이라며 "앞으로 2주간 각 계의 의견 수렴을 거쳐 명확한 내용을 담은 최종방안을 확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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