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으로 고객이탈? 은행권 전열 가다듬기
오픈뱅킹으로 고객이탈? 은행권 전열 가다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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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I개발 미진···기대치 못미칠 듯
12월 본격 서비스까지 지켜봐야
오픈뱅킹 운영구조 (자료=금융결제원)
오픈뱅킹 운영구조 (자료=금융결제원)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오는 31일 오픈뱅킹 도입을 앞두고 은행권이 고객을 붙들어두기 위한 전열 가다듬기에 분주하다. 다만 오픈뱅킹 서비스의 핵심인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개발이 아직 미진해 오는 12월 본격 서비스 개시까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의 앱에서 모든 은행의 계좌를 관리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오는 30일부터 18개 은행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시행된다.

오픈뱅킹이 시작되면 금융소비자들은 업무에 따라 은행별로 각각 실행해야 했던 애플리케이션을 한 번만 실행하면 조회·이체 등의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A은행 앱만 실행하면 B은행의 계좌에서 A은행으로 이체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이 때문에 고객은 굳이 주거래은행 앱을 실행할 필요가 없어 은행은 긴장하고 있다. 고객 이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 고객을 자사 앱으로 끌어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데 열중하고 있는 이유다.

KB국민은행은 최근 KB모바일 인증서를 출시해 일회용비밀번호(OTP)나 보안카드 없이도 6자리 비밀번호와 ARS 인증번호로 최대 5억원까지 이체할 수 있도록 '스타뱅킹' 앱의 편의성을 높였다. 스타뱅킹에서 모바일 계좌를 개설하면 축하금으로 1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해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쏠(SOL)' 앱에서 타행계좌의 이체 거래를 할 때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또 타행 계좌 5개까지 동시에 자금을 가져오는 집금 서비스, 대출이자납입, 공과금 납부 등 서비스도 시행된다.

우리은행은 최근 '원(WON)뱅킹' 통합 앱을 출시했다. 기존 '원터치개인뱅킹' 앱에 비해 유저인터페이스(UI)를 단순화하고, 주로 사용하는 기능들을 우선적으로 배치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우리은행은 원뱅킹 앱에 타행계좌를 조회하거나 타행 계좌에서 이체할 수 있는 별도의 메뉴를 만들어 오픈뱅킹에 대응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픈뱅킹 서비스의 기대치가 예상만큼 못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금융결제원과 은행권이 공동으로 이용하기 위해 개발한 API가 조회 4개, 이체 2개 등 불과 6개에 그치기 때문이다. 다른 서비스들을 이용하려면 금융기관간 제휴가 있어야 한다. 한쪽만 API를 열어봐야 다른 곳이 닫혀있으면 서비스는 제약되는 셈이다.

바꿔말하면 오는 12월 오픈뱅킹의 정식 시행 후 핀테크 기업들이 뛰어들더라도 은행권에서 API 개발을 미룬다면, 고객들이 기대하는 간편송금·자산관리 등 서비스는 나오기 어렵다. 

또한 곧 시작될 오픈뱅킹에서는 주로 사용하는 은행 앱에서 타행계좌 조회·이체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당은행들의 계좌를 등록해야 한다. 금융권에서 서비스 중인 '내 계좌 한눈에(Account Info)'처럼 한번에 조회할 수 있는 기능은 없다. 계좌 등록을 할 때도 공인인증서나 ARS 인증 등이 추가로 필요해 번거로운 면이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오는 12월 전면 시행되면 핀테크 기업과 은행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제공하고, 기존 프로세스를 개선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픈뱅킹=고객 동의 하에 제3자가 고객의 금융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공동결제시스템을 뜻한다. 이달 대형은행과 지방은행을 시작으로 오는 12월에 핀테크 기업까지 참여한다. 이에 고객은 어느 은행에 계좌를 개설했는지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은행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모든 은행 계좌에서 돈을 찾고 이체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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