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주택 증여 '러시'···"규제가 부의 대물림 부추겨"
강남권 주택 증여 '러시'···"규제가 부의 대물림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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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서울 주택 증여건수 2182건···전월比 49%↑
서울 시내 전경.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 시내 전경.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주택 증여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 억제 기조를 지속하고 있지만, 규제의 부작용으로 되레 널뛰고 있는 집값이 자산가들의 증여를 부추기고 있다.

1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 주택 증여건수는 2182건으로, 전월(1464건)보다 49% 늘었다. 이는 2457건의 증여거래가 이뤄진 지난 1월 이후 올 들어 가장 많은 수치다.

서울의 주택 증여 증가세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이끌었다. 이들 지역에서만 1054건의 증여가 이뤄졌는데, 전월(600건)대비 76%나 급증했다. 송파구의 경우 지난 7월(204건)과 견줘 2.5배 이상 늘어난 580건이었으며, △서초구 198건(전월 대비 13%↑) △강동구 192건(66%↑) △강남구 84건(18%↑) 순으로 거래량이 많았다. 

이처럼 증여가 급증한 배경에는 정부의 잇따른 규제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7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공론화된 이후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자 다주택자들이 매매보단 '증여의 길'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 2분기 0.42%의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던 서울 아파트값이 민간 분양가상한제 예고로 7월(0.07%)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시점, 주택 증여도 함께 증가했다. 5월 1335건이던 증여가 6월 1015건으로 주춤하더니 7월과 8월 각각 1464건, 2182건으로 늘어난 것.

부쩍 늘어난 세부담도 증여가 늘어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다주택자에겐 보유와 매도, 증여와 임대주택 등록이라는 4가지 선택지가 있지만, 팔자니 양도세의 부담이 크고, 보유하자니 보유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3억원에 매수한 아파트가 6억원으로 올랐다고 가정했을 때, 매도할 경우 40%의 양도세를 내야하지만, 부부 간 증여 시에는 10년 이내에 증여한 재산이 없다면 6억원까지 증여세가 없다. 이렇다 보니 자산가들 사이에선 절세의 방법으로 증여의 인기가 높은 상황이다.

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난해부터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증여거래가 급증했다"면서 "매매 수요의 일부가 증여거래로 이전된 것인데, 서울 강남권과 도심권의 경우 증여거래는 10년 평균 대비 3~4배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매매 활성화보다 증여가 확대될수록 매물감소 현상이 발생하면서 결국엔 주택거래시장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정상적인 거래시장 형성을 위해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덕례 주산연 선임연구위원은 "중장기적인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선 공급확대가 필요하다"며 "자유로운 주거이동을 촉진하기 위한 대안으로 취득세, 양도세 등 거래세 완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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