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동산 정책, '규제 만능주의' 탈피해야
[기자수첩] 부동산 정책, '규제 만능주의' 탈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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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최근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발표에 따른 후속 대책을 내놓으며, 다시 한 번 정책 이슈에 불을 지폈다. 이달부터 시작된 국정감사에서도 여야는 정책의 방향·속도·유효성 등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번 후속대책의 핵심은 서울 내 주요 정비사업장들에게 상한제 적용 유예기간을 부여한 것이다.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재개발·재건축 등 중요 정비사업장들은 일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시행 후 6개월 내 입주자 모집공고만 마치면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당초 예외없이 상한제 적용에 나설 것으로 예고했던 정부는 잠시 숨을 고르는 듯 하지만, 여전히 물러설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 상한제 시행 유예와 관련해 "정책 후퇴가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그는 "10월 말 시행령 개정 즉시 관계기관 협의를 열고 언제라도 상한제 지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더욱 높였다.

문재인 정부는 첫 부동산 정책부터 강도 높은 규제책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 2017년 6.19 부동산 대책 이후 같은 해 8.2 대책과 지난해 9.13 대책 등을 잇따라 쏟아내며 '부동산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시장에 전달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민간택지에도 상한제를 확대·적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정부가 추진해 온 정책들에 다시 한번 방점을 찍었다.

문제는 분양가상한제가 시장 내 일련의 가격형성 과정을 무시한 채 가격만을 통제하는 정책이라는 점이다. 업계에선 상한제가 근본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공급과 수요로 가격이 형성되는 과정을 생략하다 보니, 정책 의도와는 다르게 시장이 왜곡되고 부작용이 크게 부각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값은 13주째 연속 상승 중이며, 10월 들어 최대 오름폭을 기록했다. 특히 정부의 집중 타깃이었던 재건축 단지들은 지난달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아울러 청약시장에서도 3년 만에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청약 광풍'이 불고 있다. 

정부는 이번 후속 대책을 통해 부작용 우려도 씻어내고 시장 안정화까지 도모한다는 의지를 보이지만, 앞선 사례들을 고려할 때 시장은 정부의 의도대로 따라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집값은) 결국 우상향한다'라는 말처럼 국내 부동산 시장은 오랜 세월동안 재테크 설계의 최종 도착지처럼 일컬어졌다. 정부는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보다 근원적인 수요·공급 대책을 통해 가격이 적정선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들을 모색할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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