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IoT 시대, 편리와 안전 사이
[전문가기고] IoT 시대, 편리와 안전 사이
  • 황의관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법제연구팀 선임연구원
  • humanright77@kca.go.kr
  • 승인 2019.10.0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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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관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법제연구팀 선임연구원
황의관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법제연구팀 선임연구원

"집에서 차 시동거는 거? 아니면 차에서 집 에어컨 끄는 거?" "둘 다." "곧 익숙해지겠지." 모 통신사 광고 속 주인공들의 대화 내용이다. 외출 나가기 전 집에서 자동차 시동을 걸고, 자동차 안에서 집에 있는 에어컨을 조종하는 상황을 배경으로 만든 광고다.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맞았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시장조사업체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는 사물인터넷 시장의 가치가 2020년에 1조29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추정자료를 보면, 세계 사물인터넷 기반 제품은 3억6300만개인데, 한국이 180만개로 인구 100명당 제품 수 기준 OECD 국가 중 1위다. 사물인터넷 발전에 따라 광고 속 주인공의 말이 현실로 이뤄지는 셈이다.

사물인터넷이란 통상 '외부세계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작동하고 상호 연결된 제품 및 서비스 생태계'를 가리킨다. 사물인터넷 기반 제품은 인터넷과 연결돼 원격제어 가능하고, 사용자의 개입 없이 주변 상황을 인식해 스스로 움직인다. 웨어러블 장비, 스마트 홈 장비, 장난감이나 아이 돌봄 장비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사물인터넷 기반 제품은 소비자에게 여러 이점을 제공한다. 분명한 점은 소비자의 삶을 더 편하고 경제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예컨대, 사물인터넷 기반 실내온도조절장치는 소비자가 원격으로 가정의 실내온도를 조절할 수 있어, 부재중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절감시킨다. 소비자 입장에서 비용절감 이익을 누리고 동시에 사회적 차원에선 낭비되는 에너지 자원을 줄일 수 있다. 

소비자안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데, 자동차 시트센서가 블루투스를 통해 작동하는 경우 스마트폰을 통한 경고표시로 부모가 차 안에 아이들을 두고 떠나지 못하게 돕는다. 특정 제품에 하자가 있는 경우 소비자는 제조업자 등 책임주체에게 이를 손쉽게 알리고, 제조업자가 원격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신속한 리콜로 대처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의 장점은 소비자만이 아니라 사업자도 누리게 된다. 사물인터넷을 통해 제품의 제조 및 공급과정에서 발생하는 손해를 최소화하고 소비자의 불만과 제품의 하자를 신속히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케이크를 먹으면서 가질 수는 없다'(You can't eat your cake and have it too)는 속담처럼 사물인터넷 기술은 이점과 함께 제품안전에 잠재적인 위험요인도 내포하고 있다.

2017년 미국의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사물인터넷 기술의 잠재적인 위험요인을 언급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따른 오작동' '인터넷 연결 끊김에 따른 데이터 손상' '웨어러블 장비의 물리적 위해' 등이다. 

이런 위해요인은 사물인터넷의 양면성 때문이다. 인터넷과 연결로 하자를 치유하지만, 잘못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하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주변 상황에 대한 자동 데이터 수집·처리가 잘못될 경우 위해요인이 되는 것이다. 특히 웨어러블 장비는 신체에 직접 부착되거나 밀접하게 연결돼 소비자에게 물리적인 위해를 입힐 잠재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최근, 사물인터넷 기반 제품의 위해요인을 확인하고 안전 규제체제를 통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논의되고 있다. 미국의 CPSC는 2018년 5월 공청회를 열어 사물인터넷 위해요인에 관한 의견을 수렴했다. 엘리엇 케이 CPSC 위원은 올해 1월31일 사물인터넷 기반 제품의 소비자안전을 고려하도록 '사물인터넷 안전성의 기본원칙에 관한 의견서'를 공포했다. 

OECD는 지난해 펴낸 '사물인터넷 제품 안전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제품 및 서비스 사이의 구분에 사물인터넷이 미치는 영향, 제품 안전에 관한 법적책임의 주체와 배분 문제, 소비자와 안전성 소통' 등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사물인터넷 기술은 아직 발전 중이고, 상용화 초기다. 관련 위해요인 분석과 규제 시스템에 관한 논의 역시 시작단계다. 소비자안전과 함께 사물인터넷 기술의 효용성을 극대화하고 관련 시장의 지속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규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경을 초월하는 사물인터넷 기술의 특성상 규제 시스템 수립 및 조화를 위한 국제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에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대응한다면, 사물인터넷 시대를 주도하고 새로운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어느덧 우리 곁에 다가온 사물인터넷 시대, 20대 국정전략으로 '과학기술 발전이 선도하는 4차 산업혁명'을 내건 현 정부에서 사물인터넷 규제시스템에 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제도적 논의를 통해 이 시대를 선도해나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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