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재생에너지 보급···관건은 '안정적인 계통연계'
늘어나는 재생에너지 보급···관건은 '안정적인 계통연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서 '한-유럽연합(EU) 재생에너지 정책 워크숍' 열려
"재생에너지 계통연계는 송·배전 분리 필요"···패러다임 전환 이뤄야
지난 26일 열린 '한-유럽연합(EU) 재생에너지 정책 워크숍'에서 곽은섭 한전 계통연계부장이 국내 재생에너지 계통연계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혜경 기자)
지난 26일 열린 '한-유럽연합(EU) 재생에너지 정책 워크숍'에서 곽은섭 한전 계통연계부장이 국내 재생에너지 계통연계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혜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따라 한국에서도 재생에너지 보급이 늘면서 출력변동성과 계통연계·관리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은 유럽에서도 전력계통의 안정적인 운영은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중요 과제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65GW로 확대할 계획인 가운데 송전전력망 인프라 개선과 전력시장의 근본적인 변혁없이는 에너지전환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 재생에너지 계통연계 핵심 '언번들링(분리)'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한-유럽연합(EU) 재생에너지 정책 워크숍'에서 EU 에너지부의 폴라 세바요스는 EU의 전력시장 정책에 대해 설명하면서 재생에너지 계통연계 핵심으로 '언번들링(분리)'을 꼽으며 과거 전력시장 모델에서 탈피할 것을 강조했다. 세바요스는 "재생에너지 전력계통의 첫번째 요건은 발전과 송전, 배전의 통합을 끊는 언번들링(Unbundling)"이라면서 "전력을 소비자에 전달하는 과정에 경쟁이 허용되면서 다른 재생에너지 생산업체가 전력망에 들어올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언번들링 작업이 민영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에서는 한국전력이 송전·배전·판매를, 전력거래소가 입찰관리와 정산 등을 독점하고 있다. 화력, 원자력 등 대규모 발전소 위주의 구조에서는 이같은 시스템이 효율적이지만 분산형인 재생에너지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동일 회사가 전력망을 소유하고 시장을 운영하는 구조를 바꿔야한다는 것이다. 

수요 대응을 위해 전력시장을 실시간 형태로 변경할 것도 강조했다. 이에 시간 단위 전력소비 유형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미터기' 설치를 통해 수요관리(DR) 효율성을 높이는 등 향후 데이터 관리의 중요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기존발전과 재생에너지 지원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세바요스는 설명했다. 화력발전 등 백업(Backup) 발전소에 대한 보조금은 지속 줄여나가되 일정 부분 보조할 필요는 있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에 대해서는 '발전차액지원제'와 기술중립적인 경쟁 입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유럽송전시스템 운영자 네트워크(ENTSO-e)의 마르코 포레스티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커지면서 변동성을 대비하기 위해 계통 안정성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계통망 개발 속도가 재생에너지 발전속도보다 느릴 경우 전력 시장에 혼잡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일기예보와 발전소 실시간 데이터, 특정 지역의 발전량이 지나치게 많아지는 것을 대비한 출력 감발 조치 등이 필요하다"면서 "에너지전환 초기 단계에서는 보조금 등의 요인으로 전기요금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나겠지만 성숙 단계를 넘어서면 세금 비중은 점진적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전력계통의 섬' 한국 상황은?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가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국가간 연결이 활성화된 유럽과는 달리 한국의 전력계통은 인접 국가와 연결되지 않은 고립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곽은섭 한전 계통연계부장은 "한국도 이웃국가와 계통이 연계돼 있다면 유럽과 비슷한 방식으로 실행하면 되겠지만 상황이 다르다"면서 "현재 국내 재생에너지 계통연계 상황은 접속점 근처 국지적 계통에 영향을 주는 단계"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변동성 재생에너지(VRE) 통합단계를 전력계통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6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의 태양광, 풍력 등의 발전량은 현재 3% 미만 수준으로 재생에너지 계통영향이 미미한 1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2단계는 3~15% 수준으로 재생에너지 용량이 본격적으로 계통운영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다. 계통운영 패턴의 변화가 필요하며 계통 혼잡 관리를 고민해야 한다. 8차 수급계획 기준으로 한국은 2020년 이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3단계 진입은 2030년으로 예상된다. 이 단계에서 재생에너지 비율은 15~25%으로 높은 불확실성과 변동성으로 유연성 자원 중요성이 커진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중 95% 이상을 태양광, 풍력 등 변동성 재생에너지로 공급할 계획이다. 한전은 3단계 진입까지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곽 부장은 "2년 반만에 태양광, 풍력 설비가 14GW나 늘었는데 특정 지역에서 몰려서 계통에 들어오게 될 경우 접속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계통여유지역에서 접속을 유도하거나 재생에너지 분산화 정책 개발도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현재 전남 지역 재생에너지 비율이 높기 때문에 감시제어시스템을 구축해 올해 6월부터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시스템을 전국으로 넓히려면 비용 등 어려움은 있겠지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옥기열 전력거래소 시장계통개발처 팀장은 "국내 발전설비는 해안지역에 집중돼 수요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져있다"면서 "특히 향후 제주도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어날텐데 수도권 등으로 어떻게 전력을 옮길 것인지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력시장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전력거래소도 급전시스템 유연성에 대한 인센티브 제고와 전국계통 재생에너지 통합관제시스템, 온라인 다단계 발전계획시스템 구축 등을 중장기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