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48% "한국은행, 정부 눈치 본다"
국민 48% "한국은행, 정부 눈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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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일반국민 대상 한국은행 이미지 조사 보고서'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우리 국민 절반가량이 '한국은행'하면 떠오르는 부정적 이미지 1위로 '정부로부터 독립적이지 않고 눈치를 본다'를 꼽았다. 지난해 이주열 총재 연임으로 한은의 독립성이 강화되고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높았지만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2018년 일반국민 대상 한국은행 이미지 조사 보고서
표=2018년 일반국민 대상 한국은행 이미지 조사 보고서

25일 서울파이낸스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2018년 일반국민 대상 한국은행 이미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1위는 '정부로부터 독립적이지 않고 눈치를 본다'(47.7%, 1·2위 중복응답)였다. 다음으로 '소통이 부족하고 폐쇄적이다'(36.6%), '비효율적이고 관료적이다'(29.3%), '구시대적이고 변화에 관심이 없다'(26.7%), '소극적이고 책임을 지지 않는다'(16.5%) 등 순을 보였다.

여론조사 업체 한국리서치가 한은 의뢰에 의해 지난해 12월26일부터 올해 1월8일까지 만 19세 이상 일반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한은이 국민들의 대한 인지도, 접촉 경로, 이미지(평판) 등을 조사해 장기적인 정책 방향 수립을 설정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다. 현재 한은 기획협력국 담당 부총재보 및 직원 26명은 '중장기 비전 및 전략 수립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 TF는 이달부터 내년 6월까지 가동될 예정이다. 

한은 조직에 대한 인식 가운데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정책 수행'에 대한 평가는 '그렇지 않다(전혀 그렇지 않다+그렇지 않다)'가 31.1%, '그렇다(대체로 그렇다+매우 그렇다)'가 21.7%로 각각 집계됐다. '보통'은 47.2%였다.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약 10% 상회했다. 평가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47.1점이라고 한국리서치는 설명했다. 

국민들은 한은이 주의하거나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 '정권에 흔들리지 않는 독자적 중립 지키기'(18.8%)를 첫째로 답했다. 이어서 '경제안정, 금리조정 등 국민을 위한 역할 하길 바람'(15.6%), '국민과 소통하는 친근, 편안한 은행이 되길 바람'(14.7%), '하는 일, 정책 등의 정보 제공 및 홍보'(7.8%) 등 순이었다. 

리서치 결과를 종합해보면 한은의 독립성에 대한 지적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금리 결정과 경기 흐름, 관련 지표들을 돌이켜 보면 의혹이 제기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쓴소리다. 이 총재가 첫 임기 동안 전 정부의 부동산 경기 활성에 맞춰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인하했다는 비판이 거셌던 가운데 지난해 3월 연임은 한은 독립성 강화의 증표로 해석됐다. 하지만 작년 10월 이낙연 국무총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 발언이 나온 상황에서 금융불균형 문제로 한은이 덩달아 금리를 인상하자 '정권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냉랭한 시선이 여전하다. 

한은 독립성에 대한 고민은 금통위원들 사이에서도 만만찮은 난제다. 한은이 공개한 제13차 금통위 의사록(7월18일 개최)에 따르면 한 위원은 "최근 경기국면 판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과거 통화정책이 경기국면 등에 비춰 적절했는 지에 대한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어 통화정책 당국으로서 고민이 적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은이 독립성 이전에 신뢰 문제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은 연준의 판단이 미국 경제를 더 나은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는 시장의 존중(리스펙트)에서 나온다"면서 "(독립성이 의심받는 이유는) 한은이 연준과 같은 리스펙트를 쌓지 못하고 경제주체들을 실망시켜 왔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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