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대책 1년] 서울 아파트값 1.13%↓···투기 '제동'·실수요자 '울상'
[9.13대책 1년] 서울 아파트값 1.13%↓···투기 '제동'·실수요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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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대출···'내 집 마련' 문턱은↑
서울의 한 신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는 내방객들.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의 한 신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는 내방객들.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9.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1년. 종합부동산세 중과·대출규제 강화 방안이 담기며 '역대급 대책'으로 불리는 만큼,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는 1년 새 비교적 잠잠해졌다. 주택 거래는 끊겼고, 급등하던 서울 아파트값은 전에 비해 상승동력을 잃었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하지만 대책으로 돈줄이 막히면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어려움이 커졌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특히 주택 거래시장에서 정작 실수요자보단 현금부자들의 입김이 세지고 있다는 점은 대책의 부작용 중 하나로 꼽힌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및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의 월평균 주택 매매거래량은 3352건으로, 9.13 대책 시행 이전인 전년 동기(8232건)와 견줘 59.2% 감소했다.

월 거래량은 작년 9월 7202건을 기록한 후 대책의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11월 1778건으로 급감, 올 8월도 2332건에 그치는 등 눈에 띄게 줄었다. 거래량 감소는 집값 하락도 동반했는데, 9.13 대책 이전 1년간 9.18% 상승한 서울 아파트값은 대책 이후 약 1년 새 1.13% 하락했다.

이처럼 거래 절벽과 가격 하락이 벌어진 데는 9.13 대책에 담긴 대출규제의 여파가 컸다는 평가다. 투기지역의 주택담보대출 건수를 가구당 1건으로 제한하고, 규제지역에서 유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면서 투기수요의 손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가 대책 발표 이후 집값이 안정권에 들었다고 자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여력이 떨어진 것은 부작용으로 꼽힌다. 무주택 세대주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기존 80%에서 40%로 줄어든 탓에 더이상 대출로 집을 사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된 것.

더구나 되레 대출 규제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현금 부자들로 거래시장이 재편됐다는 문제점도 제기된다. 실제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고가 주택의 거래는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13 대책 이전의 1년간 신고된 주택거래 중 9억원 초과 비중은 17.3%에 불과했으나 이후 1년 동안은 24.7%로 늘어났다. 9억원 이하 비중이 82.7%에서 75.3%로 줄어든 것과 반대되는 양상이다.

단지별로 살펴보면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7억7000만원에 거래됐으며,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2단지' 전용 84㎡와 서초구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전용 84㎡는 각각 16억5000만원, 28억1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들 단지의 최고가 행진은 내달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법안 공포를 앞둔 현상으로 분석되지만, 일각에선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오르면서 9.13 대책의 약발이 다했다는 관측을 내놓는 분위기다.

정부는 꿈틀대는 집값을 잠재우기 위해 분양가상한제의 도입 시기를 검토 중이다. 다만 상한제 시행에 앞서 주택시장의 매물을 늘리고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9.13 대책이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한 갭투자를 억제하고 서울 집값 단기 급등을 막는 효과가 있었지만, 시장의 거래를 억누르기도 했다"면서 "집값을 안정시키려면 서울의 대기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공급 확보 방안과 함께 변별력을 기반으로 한 대출규제 완화 등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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