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일본의 빚잔치, 그 끝은?
[홍승희 칼럼] 일본의 빚잔치, 그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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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둔화 사이클이 임박했다는 경제 분석들이 나오며 각국의 재정 및 국가부채 상황은 당사국은 물론 경제관계가 밀접한 인접국들 사이에서도 서로 신경을 써야 할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현재 한국과 경제전쟁 중인 일본은 GDP 대비 세계 최고의 국가부채를 갖고 있어서 향후 일본의 경제 상황에 대한 우리의 관심도 절로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일본의 국가부채는 250%를 넘어서 세계 최고수준이고 세출은 세입의 거의 2배에 가까워서 매년 국채를 추가 발행하지 않으면 재정 유지가 안 되는 상황이다. 마이너스 금리만 아니라면 일본 정부는 국채 이자를 갚기 위해 더 빠르게 부채를 늘려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아베노믹스가 결국 정부의 빚잔치였으나 그로 인해 반짝 보였던 경제성장의 효과는 지금 다시 떨어져가고 있다. 아베 집권 이후 일본 정부의 부채는 거의 3배 이상 증가했고 그렇게 증가한 국채는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 대부분 일본 중앙은행이 매입하고 있다. 일본중앙은행이 떠안은 국채의 비중이 총자산의 40% 가량 되어 향후 통화정책을 펼치기에 장애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이처럼 무모할 정도의 양적완화정책을 펼치며 엔저상태를 유지하는 동안 신기하게도 미국은 그런 일본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대신 방관하고 지켜보는 자세를 견지해왔다. 중국에 대해서는 과거의 사례까지 들먹이며 재빨리 환율조작국으로 몰아가고 한국 또한 심하게 견제하는 미국의 이 같은 행태는 단지 일본이 동맹국이어서 라고만 보기에는 석연치 않다.

여기서 미국의 음모론이 나오기도 한다. 일단 경제학의 이단이라고 불리는 현대통화이론(MMT:Modern Menetary Theory)의 실험장으로서 일본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의혹은 시간이 흐를수록 의외로 '합리적 의심'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 이론은 70년 경 처음 등장할 당시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만 없다면 화폐를 가진 어느 정부라도 제한없이 화폐를 발행해 경기를 부양시킬 수 있다는 주장을 폈고 기존 경제학계에서는 쓰레기 이론이라는 혹독한 비판을 받고 뒷전으로 밀렸지만 포스트 케인즈학파로서 명맥이 유지됐다.

그러나 브라질 등에서 막대한 국채 발행으로 국가부도 상황까지 내몰리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실패사례가 나타나자 이후 2010년 이후 새롭게 다듬어진 이론이 등장한다. 국가신용등급이 높은 미국과 일본 같은 선진국이라면 문제없다는 식으로.

많고 많은 나라 중에 미국과 함께 콕 짚어 일본을 예시로 들었다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이미 일본인들 스스로 말하는 소위 잃어버린 20년을 거치며 일본의 신용등급은 상당히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일본을 지목한 것이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거치며 성장동력을 되살릴 비책이 간절히 필요한 상태였고 또 시스템 상으로도 MMT를 실험하기에 최적화된 상태다. 중앙은행이 정부에 종속된 데다 하급기관이 상급기관에 대해 이의제기를 할 수는 있어도 거부는 할 수 없는 사회문화를 갖기 있기 때문이다. 또한 종전 이후 사실상 1당 단독 집권 체제를 지속하면서 야당의 존재는 유명무실하고 전통적으로 정부의 통제질서에 순응적인 언론만 존재하므로 정부 결정에 대한 감시나 견제가 전무한 사회이기도 하다.

이에 비해 미국의 실질적 중앙은행 기능을 하는 연방준비제도는 정부에 종속된 국가기관이 아니다. 따라서 정부가 양적완화를 하더라도 연준과의 조율이 쉽지는 않다. 연준에 의한 정부 견제가 가능한 구조인 것이다. 미국 언론 또한 정부에 대한 감시 기능에 충실한 편이고.

따라서 미국에서는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급박한 상황에서 양적완화를 실시했지만 그 규모는 제한적이었고 또 경기회복에 맞춰 조기 통화환수도 상당 수준 이루어졌다. 그래서 미국의 국가부채는 100%를 겨우 넘기는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미 연준이 MMT에 비판적인데다 민간기구로서 금융자본가들의 입장을 우선 고려해야 하는 특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미 연준을 지배하는 유대인 금융자본들이 서서히 일본에서 발을 뺀다고 알려진 정보들 또한 이런 상황과 맞아떨어진다.

이제까지 일본에서의 MMT실험은 성공한 듯 보였으나 이는 경기 상승기에 이루어졌기에 경기 하강국면에서도 유지될지는 알 수 없다. 일본의 엔저를 미국이 자국 경제가 위험한 상황에서도 용인할 것으로 보기도 어려워 일본이 인플레이션 발생을 억제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그리고 이웃국가들 입장에서 이 이론은 반드시 실패해야만 하는 숙명을 갖고 있다. 이 이론이 성공하면 기축통화 국가는 무한정 화폐를 찍어내는 것만으로 외국의 자산들을 마구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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