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근거 없는' 원안위 원전 현장주재검사
'법적 근거 없는' 원안위 원전 현장주재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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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규제 강화하겠다는데···원안법에 일상검사 근거부터 만들어야"
전남 영광에 위치한 한빛 원전 (사진=연합뉴스)
전남 영광에 위치한 한빛 원자력발전소.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최근 한빛 원자력발전소 1호기 제어봉 조작 실패 사고가 논란이 되면서 규제기관의 역할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원전 현장에 규제관이 주재하고 있지만 사고 발생 10시간이 지나도록 무엇을 했냐는 지적이 이번 사고에서 특히 부각됐다. 현행법상 원자력안전위원회 현장주재(일상)검사의 법적 근거가 부재하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주재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몇 년 전부터 지속 제기돼왔다. 이번 사고의 후속 대책에도 현장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가운데 제대로 된 규제를 위해서는 현장주재검사의 법적 근거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헌법과 행정규제기본법에 따르면 원자력안전규제 및 재산권 침해행위는 각 규제행위마다 반드시 개별적인 법률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타인의 재산을 규제하거나 일부 사용하는 행위인 일상검사와 원전 주재도 원자력안전법에 구체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 제23조 3항에는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또 제37조 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를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아울러 행정규제기본법 제4조 1항에는 '규제는 법률에 근거해야 하며 그 내용은 알기 쉬운 용어로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돼야 한다'고 기재돼있다. 

원안법상 원전시설에 대한 검사는 정규검사와 수시검사로 구분된다. 정규검사는 건설단계와 운영단계에서의 검사로 나뉜다. 건설 단계에서의 정규검사에는 △특정핵물질에 대한 계량관리검사(원안법 제16조 1항·동법 시행령 제26조) △사용전검사(원안법 제16조 1항·시행령 제27조) △품질보증검사(원안법 제16조·시행령 제31조) △공급자등검사(원안법 제16조 1항·시행령 제1조의2)가 포함된다. 

운영단계에서의 검사 종류도 원안법 제22조에서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원안법 22조에 따르면 발전용원자로운영자 등은 발전용원자로 및 관계시설의 운영, 특정핵물질의 계량관리에 관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위원회의 검사를 받아야 한다. 시행령 제35조에 적시된 정기검사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원안법 시행령에서는 정기검사와 품질보증검사 등만을 규정하고 있고 현장주재, 즉 원전시설에 대한 일상검사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없다는 점이 문제다. 각 원전에는 원안위에서 파견한 규제관과 원자력안전기술원(킨스) 직원들로 구성된 규제실이 있으며, 6~10명 규모로 이뤄져있다. 이들이 현장에 주재하는 목적은 원전의 안전 가동 여부를 일상적으로 감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현장 규제에 필요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주재하고 있다는 것. 규제관들이 현장에 있지만 안전에 대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원자력 관련 규제 법무를 담당하고 있는 장군현 킨스 노조지부장은 "원안위 지역사무소의 원전 현장 소재는 타인의 재산권 행사를 침해하는 행위이므로 헌법 23조 3항에 의거해 원안법에 근거가 있어야 하지만 현행법상 근거가 부재하다"면서 "각 원전에 원안위 사무처 공무원이 주재하는 것은 위법하며, 지역사무소에 근무 중인 인력은 많지만 법적으로는 할 일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장 지부장은 "과거 원안위 사무처에서는 원안법 제98조 제2항이 일상검사의 법적 근거라고 주장해왔다"면서 "그러나 특별점검 등 수시검사만 98조 2항의 적용을 받으며, 이는 원전 현장을 포함해 안전규제 대상 사업장에 대한 공무원의 일시적 출입 근거만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안법 98조 2항에 따르면 세 가지 경우에 한해 출입이 가능하다. △법 시행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돼 보고받은 내용과 제출된 서류의 현장 확인을 위해 필요한 경우 △원전 안전을 위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해당 법에 따른 각종 검사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다. 

우선 일상검사는 서류의 현장확인은 아니며, 각종 검사의 수행을 위해 필요한 검사가 아닌 독립적인 검사 행태다. 그렇다면 원전 안전을 위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할까. 이는 '특별히 필요한 경우'로 특별점검 등 일시적인 경우에 출입해 검사하는 경우에 한한다. 지역사무소는 원전에 상주해 규제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닌 상시적인 행위이므로 이에 해당하는 않는다는 것. 정기검사와 함께 일상검사도 규제관들이 현장에 주재하고 있으므로 매일 반복적으로 시행되는 정규검사라는 것이 장 지부장의 설명이다. 

장군현 킨스 지부장은 "만약 원안법 98조 2항이 현장주재검사의 근거규정이라면 규제법정주의에 따라 정기검사처럼 현장주재 범위와 방법에 대해 대통령령(시행령)으로 정할 수 있는 근거가 동법에 있어야 한다"면서 "몇 년 전부터 필요성을 지속 제기했지만 아직도 일상검사에 대한 법적 근거는 마련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원안위 관계자는 "'원자력안전위원회와 그 소속기관 직제'와 시행규칙에 지역사무소 설치 관련 내용이 규정돼있다"면서 "해당 규정 제3장 12조의 2에 지역사무소 주재원들의 현장 안전규제에 관한 직무 내용이 나와있다"고 말했다. 

이에 장 지부장은 "원안위 소속기관 직제는 정부 조직법상 문제지 규제법령으로 볼 수 없다"면서 "헌법과 행정규제기본법에 따라 원자력안전규제 또한 규제행위마다 법률적 근거가 있어야 하며, 모든 규제 내용은 반드시 원안법상에 적시돼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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