逆성장 기저효과·나랏 돈으로 끌어올린 성장률 '1.1%'
逆성장 기저효과·나랏 돈으로 끌어올린 성장률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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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성장기여도 -0.2%p, 정부는 1.3%p
3·4분기 성장률 0.8∼0.9% 돼야 연간 2.2% 달성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2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전분기 대비 1.1% 성장했다. 지난 2017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최고 성장률이자 전 분기(-0.4%) 마이너스(-)성장에서 반등한 것이다. 언뜻 보면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가 나랏돈을 더 풀면서 성장세를 끌어올린 것인 데다, 1분기 역성장 기저효과도 상당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 부문 성장률 기여도가 반년 만에 마이너스로 전한환 가운데, 순수출 기여도는 3분기째 내리막길을 걸어 민간 경제활동이 심각하게 위축된 것을 방증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올해 4~6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1.1% 성장했다. 분기로 보면 2017년 3분기(1.5%) 이후 7분기 만에 최고 수준으로, '쇼크'였던 전분기 역성장(-0.4%)을 벗어난 것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2.1% 성장으로 지난해 4분기(2.9%) 이후 2분기 만에 가장 높았다. 

한은은 "민간 및 정부 소비 증가세가 확대된 가운데 건설 및 설비 투자와 수출이 증가로 전환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7%, 정부소비는 2.5%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건설이 줄었으나 토목건설이 늘어 전기 대비 1.4%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2.4% 늘었다. 수출은 자동차, 반도체 등이 늘어 2.3% 증가했고 수입은 기계류 등을 필두로 3.0% 증가했다. 

◆정부가 밀어올린 성장률...민간 '마이너스' =모두 전분기 마이너스에서 상승 반전 한 것이지만 지난 성장률이 워낙 안좋았던 터라 반짝 좋아보이는 기저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건설투자는 -3.5%, 설비투자는 -7.8%를 나타내 회복세라고 평가하기엔 무리라는 지적이다. 

특히 지출항목별 GDP 성장률 기여도를 보면 수출과 투자 부진으로 민간 기여도가 -0.2%p에 그쳤는데, 이는 지난해 4분기(-0.3%p) 이후 반년 만에 마이너스 전환이다. 성장률 기여도가 마이너스를 나타냈다는 것은 성장률을 까먹을 정도로 경제활동이 위축됐다는 예기다. 투자 부문에서 민간 기여도는 -0.5%p로 지난해 2분기(-1.5%) 이후 5분기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2.0%p로 성장에 크게 기여했던 순수출 기여도는 -0.1%로 3분기째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내리막을 타고 있는 경기를 끌어올린 건 결국 정부다. 정부가 1분기에 재정을 조기 집행했지만, 실제로 각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돈이 공급된 건 2분기여서 정부의 성장기여도가 높아졌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정부 예산(470조원)은 지난 5월까지 재정집행률이 54%에 달해 상반기 재정집행률이 6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1.3%p로 2009년 1분기(2.2%p)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바꿔 말해 정부의 예산 조기 집행이 없었다면 성장률이 1%대에도 못 미쳤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수출가격 하락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0.6% 감소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0.5% 감소해 금융위기 당시였던 지난 2009년 1분기(-2.5%) 이후 41분기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이 '2019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이 '2019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2.2% 성장률 달성할 수 있을까 = 한은은 지난 18일 올해 연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기존 대비 0.3%p 낮춰잡았다. 상반기는 1.9%를 점쳤는데 지난 1분기 역성장에서 올해 2분기 1%대를 가까스로 넘기면서 이를 달성했다. 관건은 당초 정부가 기대했던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이 나타날 지 여부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3분기, 4분기에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0.8~0.9%정도는 나타나야 연 2.2%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 부진이 갈수록 심화하고 세계경제 흐름도 악화하면서 올 하반기에는 경기가 나아질 것이란 전망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미중 무역분쟁에, 우리나라의 대들보인 반도체를 겨냥한 일본 수출규제는 불확실성을 더 극대화 시키고 있다. 이에 더해 일본은 화이트리스트(무역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등 추가 조치에 나설 태세다. 

다만 한은이 예상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2.2%)는 언제 집행될 지 모르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까지 반영한 것임을 고려해야 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국회 업무보고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에 추경 효과가 반영됐느냐는 질문에 "추경 효과가 반영됐다"며 "추경이 제때 통과되지 않으면 산술적으로 그만큼 전망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경제성장률 달성 가능성 보다 오히려 더 낮아질 수 있어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이미 국내외 경제연구소들은 국내 경제성장률이 2%에 못미칠 수 있다고 본다.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1.8%)와 노무라증권(1.7%), ING그룹(1.5%)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대 수준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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