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下] 뿔난 2기신도시 주민들 "'베드(bed)타운' 아닌 '배드(bad)타운' 걱정"
[현장클릭 下] 뿔난 2기신도시 주민들 "'베드(bed)타운' 아닌 '배드(bad)타운'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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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선고' 받았다는 1·2기 일산·검단 주민들 '울분' 토해
"2G(2기) 앞 5G(3기) 가게를 세워두면 누가 2G 찾겠나"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한 건축공사 현장. (사진= 박성준 기자)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한 건축공사 현장.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앞서 발표·진행됐던 정부 정책들로 일산이 혜택을 보지 못하거나 불이익을 받는 경우에도 지역 주민들이 아무런 대응 없이 받아들였음에도, 이번 3기신도시 발표로 일산 주민들은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것이며, 등 뒤로 칼이 꽂힌 것과 다름없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50대 김모 씨)

"(검단은) 매일 미분양 뉴스로 가득한데, 뒤도 아니고 앞에다가 3기신도시를 보란 듯이 세워버리면 우리들은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교통·자족기능 제대로 갖춰진 것 하나 없는 상황에 누가 여기를 들어오겠느냐" (인천 서구 원당동, 60대 상모 씨)

이들은 앞선 3기신도시 발표에 대해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한참 동안 열변을 쏟아냈다. 되레 정부 정책에 대해 요목조목 따지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냐'고 기자에게 되묻기까지 했다.

20일 신도시에 반대하기 위해 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던 일산·검단신도시 내 부동산·상가·아파트 일대는 한적한 오후가 지나가고 있었다. 특히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취재하는 동안 손님이 찾아오는 경우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마주한 주민들의 목소리에는 분노로 가득했다. 3기 신도시와 관련해 대화조차 원치 않았던 입주민들은 결국 참아왔던 울분을 토해냈다.

정부는 지난 7일 검단 대장지구·고양 창릉지구 등 2곳의 3기신도시를 추가로 발표했고, 이에 따른 광역교통망 대책과 지구 내 자족시설 등을 함께 발표했다. 그러나 기존신도시들이 당초 예고한 사업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상황에서 3기 신도시가 기존 신도시와 서울 사이의 위치에 발표되면서 기존 신도시 내 주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한 모습이다.

가장 크게 반발하는 이유는 교통망과 자족시설이었다. 우선 수도권 서부에 위치한 주민들이 서울로 출퇴근 하는 데 가장 많이 이용하는 자유로와 올림픽대로의 경우 이미 전국 주요 간선 도로 중에서도 가장 많은 교통량으로 손에 꼽히고 있다. 

현재 일산·검단 등에서 자유로·강변북로 및 올림픽대로를 이용해 서울 도심권역으로 진입하는 데 2시간 정도 소요되는 것을 고려한다면 향후 3기신도시 진입 시에는 '교통 지옥'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검단신도시는 현재 신도시 내 철길 하나 없으며, 4500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일산신도시 가좌마을의 경우 광역버스는 단 1대만 운행하고 있다. 이에 인천시는 검단신도시 광역교통 개선사업 조기 착공, 2호선 검단 연장선 예비타당성조사 완료 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시내 주택건설 현장. (사진= 박성준 기자)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시내 주택건설 현장. (사진= 박성준 기자)

도심 내 자족기능을 갖춘 시설은 들어서지 않은 채 연일 아파트 단지만 추가되면서 '베드(bed)타운'으로 전락하고 있다. 판교 테크노밸리의 경우 현재 1300여개 기업과 7만여 명의 고용인원이 모여 있는 반면, 일산 컨벤션센터 일대 킨텍스지구의 경우 당초 예정과 달리 일반상업지역임에도 불구하고 9000세대의 아파트 입주만을 앞두고 있다.

검단시도시가 위치한 인천 서구의 경우 지난 3월 말 미분양 물량이 1386세대가 집계돼 인천 미분양 물량(2454세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일산서구에 거주하는 40대 박모 씨는 "기존 신도시에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 3기 신도시를 (기존 신도시의) 뒤도 아닌, 앞으로 세우면 사태가 더욱 심각해지는 건 불 보듯 뻔한 얘기 아니냐"며 "강남 집값을 잡으려면 재건축·재개발을 풀어서 인근 지역에서 잡아야지, 미분양 나고 있는 서부권으로 내놓는다고 강남 집값이 잡히겠나"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입지가 발표된 이후(5월 둘째 주 기준) 일산동구, 일산서구, 파주시, 인천 서구 등 3기 신도시와 인접한 1·2기 신도시 일대 집값은 일제히 하락폭이 확대됐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고려했을 때 인근 신도시 유입으로 득을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도시규모가 커지면 인구유입이 늘어나고 일대 지역 모두가 혜택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일산동구 장항동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40대 김모 씨는 "3기 신도시와 상관없이 그 전부터 경기 침체 탓에 지역경제가 엉망이고, 비어있는 상가도 많다"면서도 "다만, 3기 신도시가 들어오는 것은 단기적으로 집값 하락을 불러올지 모르나, 길게 본다면 도시로 인규가 유입되고 광역화해 신도시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들까지 모두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곳곳에 걸려있는 플래카드. (사진= 박성준 기자)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인도 곳곳에 걸려있는 현수막. (사진=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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