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나는 은행원인가! 스타트업 직원인가!
[전문가 기고] 나는 은행원인가! 스타트업 직원인가!
  • 송민철 KB국민은행 디지털전략부 차장
  • minchul.song@kbfg.com
  • 승인 2019.04.19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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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철 KB국민은행 디지털전략부 차장
송민철 KB국민은행 디지털전략부 차장

요즘 금융권의 화두는 디지털이다. 금융회사들이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변화 속에서 디지털 실력과 기민함, 효율성이 은행의 미래 생존조건이 되고 있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의 디지털 역량을 보유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으며, 은행 내부 직원들에게 디지털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여러가지 연수와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내부 역량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런 금융권의 변화 속에서 기존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됐다. KB국민은행의 대화형 뱅킹플랫폼 '리브똑똑'(Liiv TalkTalk)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리브똑똑은 메뉴 형태로 제공되는 기존 금융 앱과는 달리 창구에서 은행원과 대화하듯 메신저 창 내에서 간단한 명령어로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제공해 주목 받고 있다.

리브똑똑의 개발은 조직 구성부터 남달랐다. 과거 은행권 개발 프로젝트는 경험이 많은 본점 직원들로 구성됐으나, 리브똑똑은 전통적인 업무방식에서 벗어나 본점 경험이 없는 영업점에서만 근무한 직원들 위주로 구성됐다. 영업점 직원은 고객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으며, 실제 현장의 소리를 가장 빠르고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고객이 무엇이 불편한지, 고객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몸소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기존 팀별 조직을 프로젝트 단위로 재편성해 '스쿼드(SQUAD)'(현재는 에이스(ACE)로 명칭변경)라는 애자일한 조직으로 신설된 첫번째 사례였다.

더불어 리브똑똑에는 여러가지 핀테크 기술이 적용됐다. 이 중 첫 번째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리브똑똑은 은행 자체 서버를 이용하는 기존 인터넷 뱅킹과 달리 은행 자체 서버와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를 함께 이용하고 있다. 이는 시중은행 가운데 금융보안원의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클라우드를 활용한 첫 사례였다. 리브똑똑의 백엔드를 AWS의 클라우드 서버와 국민은행의 자체서버에 나눠서 올린 후 고객들에게는 이를 통합해서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리브똑똑 내 메신저 서비스는 AWS 클라우드에서 제공하고, 고객의 금융정보가 보관돼 있는 뱅킹서비스는 은행 자체 서버에서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조로 돼 있다. 또한 'TAP'이라는 첨단 보안솔루션이 적용돼 해킹도 불가능하다. TAP는 미국정보표준 FIPS 140-2 인증을 획득한 보안 솔루션이다.

두 번째는 화자 인증이다. 리브똑똑은 시중은행권 처음으로 화자인증을 적용했다. 메신저 입력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본인 음성으로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화자인증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본인인증을 하고, 스마트폰 1대 당 1인의 음성 정보만 탑재가 가능하다. 간편비밀번호 대신 화자인증 정보를 탑재한 고객이 '열려라 똑똑'이라고 말하면 본인인증을 거쳐 금융서비스를 실행할 수 있다. 앞으로 리브똑똑과 사물인터넷(IoT) 또는 자동차와의 연계가 현실화 된다면 고객들은 다양한 채널로 금융을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세 번째는 혁신적인 스타트업과의 연계다. KB금융그룹은 'KB이노베이션허브'를 통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리브똑똑 개발 진행 당시 KB스타터스로 선정된 업체(센드버드)를 발굴해 보안이 강화된 채팅솔루션을 연계할 수 있었다. 은행이 독자적으로 진행을 했다면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됐을 과정을 스타트업과 협업해 3개월만에 효율적으로 출시할 수 있었다. 센드버드는 KB국민은행과의 협업 이후 미국 투자자로부터 170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고 미국 실리콘밸리로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이 모든 일들이 대부분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직원들이 낸 결과다. 리브똑똑 성공의 주된 이유는, 스타트업 직원처럼 '고객'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끈질기게 고민하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모두가 생존경쟁을 통해 살아남기 위해 필사의 각오로 일을 했으며, 주인의식을 통해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중요한 건 프로젝트를 마친 후 모든 직원이 한 단계 아니 훨씬 높은 단계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이제는 은행원도 일하는 방식이 도전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새로운 금융 환경을 버티지 못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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