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고령화와 노인 일자리 증가
[홍승희 칼럼] 고령화와 노인 일자리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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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경우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이공계 출신과 상경계 그리고 인문계 출신의 차이 가운데 하나는 통계를 해석하는 능력이 아닌가 싶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최근 발언을 보면서 느낀 소회인지라 꼭 사실에 부합하는 판단이라고 주장할 자신은 물론 없다.

금주 초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을 보면 고용률이 전년 동월 대비 0.2% 올라 60.4%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내린 분석 가운데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고용이 늘어났으며 고용시장 상황은 암울하다고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일부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의 하나가 자유한국당의 ‘반복되는 고용참사, 이대로 둘 것인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문정권 경제실정백서 특별위원회’다. 정부가 세금 투입으로 재정 일자리를 늘려 국민을 속이는 고용 착시현상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그런 개론 정도야 야당이니까 그럴 수 있는 평가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증가한 취업자 25만명 중에 보건서비스업과 50~60대 이상 일자리는 늘었고 제조업과 30~40대 일자리는 감소했다는 대목에서 통계 해석의 문제점이 드러난다.

물론 적시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30~40대 일자리가 줄었다는 것인데 이 연령대의 인구수 자체가 25만 명이나 줄었다는 사실을 쏙 빼놓고 왜곡된 분석을 했다는 사실이다. 인구가 줄었으면 그만큼 취업자 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텐데.

제1야당이며 또한 장기간 정부 운용을 해왔던 자유한국당이 설마 고의적으로 사실을 왜곡했다고 보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나름 당내에 이런 통계 분석할 전문 인력도 갖추고 있을만 한 거대 정당이 어째서 이런 기초적인 통계해석의 오류를 보여주는지는 의아하다.

물론 이날의 특위는 여러모로 문재인 정부를 몰아세우기 위해 분투했지만 그 핵심은 고스란히 자유한국당의 제 얼굴에 침 뱉기 행사였던 점에서 퍽 민망해 보인다. 이미 정부 고용정책을 스스로의 입으로 비난했던 황교안 대표가 비난의 근거로 삼았던 내용들 대부분이 바로 황 대표가 총리로 재직했던 박근혜 정부에서도 시행됐다는 점이다.

이미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기 시작한 단계에서부터 그 필요성이 인정돼 2004년부터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재정지출은 시작됐고 이후 해마다 꾸준히 그 규모를 늘려왔을 뿐이다. 보건`사회복지서비스 분야의 취업자수 증가 역시 문재인 정부 들어서 새롭게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한국이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면서 사회`경제 시스템 자체가 2차 산업 중심에서 3차 산업으로 그 중심을 이동해가며 자연스럽게 이 분야 일자리가 늘고 있을 뿐이다. 지난 5년간 연평균 10만여명씩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그런데 제조업 일자리는 줄고 보건`사회복지서비스 분야 일자리가 늘었다고 비난하는 것은 시대를 역행해야 한다는 억지로 보일 뿐이다.

사회적으로 복지가 확대되면 그 분야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에서 스스로 모순을 발견하지 못한 것인가. 아니면 주 지지층인 고령층의 표 이탈을 염려한 프로파간다인가.

지금 한국사회는 국민의 기대수명이 급격히 높아지는데 비해 출산률은 위험한 수준으로 낮아져 있다. 이 추세는 당분간 빠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강력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결혼도 출산도 회피 또는 거부하는 젊은 세대들이 느끼는 불안감의 정체는 아직 사회과학적으로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그저 막연히 주변 젊은 세대들의 얘길 통해 이러저러한 추정만 해 볼 뿐이다.

다만 추정할 수 있는 것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끄기에 급급해 미래를 대비할 여력이 없다고 느끼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들 세대가 부모로부터 얻은 안온한 삶을 자식들에게 물려줄 자신이 없이 출산을 감행하는 것이 무책임하다고 느끼는 젊은이들도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런 세대의 불안을 해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의 하나가 노후는 국가가 책임진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노인세대에 대한 사회적 부양체제가 확고할수록 젊은 세대의 미래에 대한 불안도 줄어들 것이고 그 부담이 과중하다는 반감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출산과 육아에 대한 직접적 지원 확대도 당연히 필요하지만.

부디 젊은 세대가 미래 불안에 발목 잡혀 오늘을 불행해 하지 않도록 나이든 세대들부터 철 좀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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