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금리동결' 선택한 한은, 성장률 전망치 낮출까
[초점] '금리동결' 선택한 한은, 성장률 전망치 낮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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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통위, 5달 연속 금리동결 행진
경제성장률 전망치 2.6% 유지 '유력'
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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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세 번째 금리동결을 택했다. 이미 채권 전문가들 사이에서 97% 예상한 결과인 만큼, 시장은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6% 그대로 유지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 하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성장률 전망치까지 내려간다면 자칫 금리인하 시그널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서다. 

한은은 18일 서울 태평로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75%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1년 만에 연 1.50%에서 1.75%로 0.25%p 상향조정된 뒤 5개월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일찌감치 금리동결로 의견을 모았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104개 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7%가 이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답했다. 금투협 측은 "주요국 통화정책이 완화적 기조로 전환된 영향으로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했다"고 말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슈퍼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기조를 나타내며 한미 정책금리 역전폭(현재 0.75%p) 확대에도 여유가 있는 시점이다. 시장상황과 지표를 더 확인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는 뜻이다. 

이 총재도 줄곧 금리인하 시점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경기둔화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자칫하면 시장의 기대가 금리인하로 쏠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총재는 지난달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금리 인하를 검토해야 할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고, 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 직후인 20일에도 "금리를 인하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배경에서 이달 금통위에서 관심은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 여부에 더 쏠린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중요한 시그널이 될 수 있어서다. 한은이 최근 수출 감소 등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을 소폭이라도 낮춘다면 금리인하 기대감이 확산할 수 있다. 

정부는 최근 경기에 대해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으며, 주요 실물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고 진단한 상태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한국 경제 상황에 관해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하방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평했다.

기재부는 이어 설 연휴 요인을 배제한 1∼2월 평균 동향을 보더라도 광공업 생산과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린북에 '부진'이라는 단어가 쓰인 것은 2016년 12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국내외 경제연구기관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한은보다 낮게 잡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2.3%에서 2.1%로 낮췄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도 2.4%로 내렸다. 국내에서는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이 각각 2.5%로 내다봤다. 모두 한은의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다만 경제성장률 전망은 일단 연 2.6%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각종지표가 내리막길이지만 한은이 성장률 전망만큼은 방어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은은 잠재성장률 전망치(2.7~2.8%)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반도체 가격,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변수를 지켜본 뒤 움직일 것이란 분석이다. 

경제성장률 전망과 달리 물가상승률 전망은 기존(1.4%)보다 낮추는 것이 사실상 예고된 상태다.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로 통계집계가 시작된 1965년 이래 분기 기준으로 최저치를 찍었다. 한은은 지난 2월28일 금통위 통화정책 방향 의결문에서 이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월 전망경로를 다소 하회할 것"이라는 문구를 통해 물가 전망치 하향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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