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플라자 합의' 악몽에 떠는 일본, 우리는?
[데스크 칼럼] '플라자 합의' 악몽에 떠는 일본,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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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의 관심은 일본으로 이동하고 있다. 일본, 한국, EU 회원국 등 우호국들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한국이 '관찰대상국'에서도 제외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하지만 미국의 통상 압박이 일본에 가해질 경우 그 파장은 한국으로도 연계될 수 밖에 없다. 

작년 미국 상품 수지 적자는 건국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로 인해 유럽 및 일본 등 전통 우방국에 대한 통상 압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타깃은 엔화가 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19개 회원국들의 단일 통화인데다가 브렉시트 협상 등을 고려해 당장 유로화 환율을 건드리기 어려운 미국으로서는 엔화를 위안화 이후의 압박 대상으로 겨냥할 것이라는 시각에 근거한다. 

만약 일본도 중국처럼 환율조작 방지를 위한 명문화를 해야 된다면, 엔화 약세 정책을 기반으로 경기를 부양해온 '아베노믹스'의 근간에 치명적 지장이 초래될 수 밖에 없다. 아메노믹스가 만들어진 틀 자체가 '인위적인 엔저' 정책에 기반을 두고 있어서다.

일본으로서는 지난 1985년 9월 뉴욕의 플라자 호텔에서 프랑스, 독일, 일본, 미국, 영국 등으로 구성된 G5 재무장관들과 체결한 '플라자합의'의 악몽을 지울 수가 없는 상황이다. 외환시장 개입에 의한 달러 강세를 시정하자는 플라자 합의는 곧 엔화강세를 의미했고, 합의후 불과 1주일만에 엔화 가치는 8.3%나 치솟았다.  소위 '엔다까'로 인해 일본의 수출 경제가 무너지며 2010년까지 이어진 '잃어버린 20년'의 서막이었다.  

플라자합의는 일본으로서는 다시는 떠올리기조차 싫은 망령이다. 이 때문에 아베정부로서는 설령 미국에 경제적 선물 보따리를 퍼주더라도 환율조작방지 명문화만은 내줄수 없는 마지노선이 될 것이라는게 국제금융시장의 시각이다.

아베노믹스를 기반으로 수출 확대와 경기부양을 이뤄내며 지지 기반을 다져온 아베 정부는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현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를 다시 모아야 할 중요한 시점에 있다.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하며 집값 상승과 니케지수의 사상 최고치 등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맛본 일본 국민들에게 환율조작 명문화라는 또 한번의 '플라자 합의'를 재현할 수는 없는 게 아베 정부의 입장이다. 

문제는 이같은 아베 정부의 고민이 한국과도 결코 무관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위안화만큼은 아니지만 원화와 엔화의 밀접도를 나타내는 상관계수는 다른 국가의 통화보다 월등히 크다. 미중 합의에 이어 미일 합의가 이뤄지고 나면 위안화와 엔화의 절상과 함께 원화 가치 역시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통화의 밀접도는 차치하고서라도 중국, 일본에 이어 한국에게도 환율조작을 공개하라는 미국의 압력이 강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G20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 참석한 홍남기 부총리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에게 한국산 자동차를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한 요청이 경제 외교의 성과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직 미국 측의 수용 여부도 분명치 않지만.  

그러나 무언가를 받고 나면 줘야할게 있는게 국가간 통상관계의 순리다. 

미국 자동차 시장(관세면제)을 받고 난 이후, 환율압박의 폭풍이 한층 더 크게 몰아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중국에 이어 가해질 일본에 대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율 압박을 지켜보며, 한국 정부 역시 더욱 치밀한 계산을 해야할 시점이라는게 국제금융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호성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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