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햇살론' 기금 고갈···대환대출 불가, 고리 사채 '또다시'
'청년 햇살론' 기금 고갈···대환대출 불가, 고리 사채 '또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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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3100억원 기금 사용···은행·카드 업권 기금 조달 한계
기 대출자 8만여명 다시 사금융으로 흡수 우려
신복위 측, "정부 지원은 없어...모두 기부금으로 운용"
햇살론 홈페이지 화면 캡쳐
(사진=햇살론 홈페이지)

[서울파이낸스 윤미혜 기자] 대표적인 서민금융 대출 상품으로 청년층 사이에 인기가 높았던 '대학생·청년 햇살론'이 기금 고갈로 중단되며 이들 중·저신용자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그간 은행 기부금과 복권기금으로 충당해왔지만 경기둔화 국면에 대비해 앞으로 어떻게 기금을 마련할지, 서민금융 대출 상품을 활성화한다는 금융당국의 정책기조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 상품이 사라지면서 기존 햇살론 대출자 2만여명은 또 다시 대부업 또는 사금융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을 상황에 놓였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회복위원회(이하 신복위)가 저신용·저소득으로 긴급 자금 필요 시 저금리 대출이 어려운 청년 및 대학(원)생에게 보증한 햇살론을 지난 1월 종료했다.

이 제도는 신복위가 보증재원(은행 출연 등)을 기반으로 대학·대학원생과 저소득 청년 취업자를 대상으로 생활비 대출과 고금리 전환 대출을 연 최저 4.5% 저금리로 전환해 주고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최대 1200만원 까지 한도까지 빌릴 수 있어 소액 대출이 필요한 대학생·청년층에게 인기가 높았다. 실제 2012년부터 지난해 12월 말까지 대학생·청년 햇살론을 이용해온 청년은 총 8만7211명에 달한다.

이같은 수요에 힘입어 신복위의 대학생·청년 햇살론은 지금까지 시중은행과 신용카드 공헌재단, 기금운용수익 등으로 3100억원 가량이 운용됐다. 2012년 고금리 전환 대출 상품을 내놓은 후 2015년 생활비 대출 상품도 개시하자 연평균 2만여명의 청년이 637억원을 이용했다.

신복위는 이 상품을 기금 한도가 소진될 때까지 운용할 계획이었으나 예상과 달리 이용자가 급증하며 올해 들어 기금이 고갈됐고, 추가로 재원이 마련되지 않아 사업을 이어갈 수 없게 됐다.

신복위에 따르면 햇살론 기금은 정부 지원 없이 100% 기금을 조달 받아 운영한다. 은행·카드 업권 등 자발적 기부금에 의해서다. 하지만 올해부터 은행업권이나 기타 금융업권에서 더이상 자금 조달이 불가하다는 의견과 함께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해 사업이 끝났다.

이에 남은 곳은 서민금융진흥원의 햇살론(미소금융) 등이 있다. 다만 재원(기업기부금·휴먼예금)과 운영방식(대환대출 불가)이 다르다. 신용등급은 6등급 이상이어야 한다. 한국장학재단의 생활비 대출도 같은 신용등급이 필요하고 고금리 전환대출이 불가하다. 기존 햇살론이 만29세 이상이면 소득과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누구나 대출 가능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신용회복위원회 관계자는 "햇살론이 중단된 후, 상담 시 대학생의 경우 한국장학재단의 생활비대출(한도150만원), 6등급 이하는 서민금융진흥원, 일반직장인은 직장인햇살론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1금융권에서 대학생이라고 하면 신용등급 조회 시 5~7등급 사이다. 1금융권에서는 5등급까지 밖에 대출이 안되는 데다 대학생은 소득이 없기 때문에 더욱 어렵다. 결국 이들은 대부업을 이용하거나 고금리 대출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졸업하면서부터 빚을 값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이용자가 급증한 만큼 서민금융 대출 기금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마련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정부가 지원하는 서민대출 상품으로는 △햇살론 △미소금융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과 같은 상품들이 있다.

이에 대해 금융 업권 관계자는 "정부 지원으로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려면 신사업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재원 마련과 절차가 상당히 복잡하다"며 "그나마 은행권에서 부실우려를 딛고 기금을 출자했었는데, 다른 업권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경우 최근 몇년 간 대학재학기간과 취업 준비 기간이 모두 길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대학교 등록금, 월세 등 자립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할 수 있는 장기적 서민금융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문턱이 높으면 청년들은 고금리의 대부업체나 사채를 찾을 수밖에 없다. 이는 고금리 대출, 연체, 신용불량 위험으로 이어진다"며 "정부와 사회가 청년들이 사회 시작부터 빚에 허덕이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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