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손태승 미션'…"M&A 실탄 확보와 당국 설득"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미션'…"M&A 실탄 확보와 당국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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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자기자본비율 '표준등급법' 적용…15%대→10%대로 하락
내부등급법 조기신청 위해 법개정 필요…회장 역량판단 계기
손태승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손태승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지난해말 우리은행장에 취임한 이후 승승장구하며 우리금융지주 회장까지 내정된 손태승 행장 앞에 1년 내 금융당국을 설득하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이 부분이 해소돼야 우리은행은 그려놓은 밑그림대로 지주 전환 후 M&A계획을 실행할 수 있게 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게 되면 신설 회사로 간주돼 자회사 자산의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할 때 표준등급법을 적용하게 된다.

표준등급법은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위험가중자산을 평가하는 방법 중 하나다. 금융회사 전체 표준모형을 기반으로 신용위험을 평가하기 때문에 위험자산가중치가 높아지고 건전성을 판단하는 자본비율 지표는 하락한다.

실제로 우리은행이 지주전환을 할 때 표준등급법을 적용하게 되면 위험가중자산이 35~40% 늘어나 BIS자본비율은 현 15%대에서 10%대까지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은행과 금융지주에 대해 BIS비율을 14%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이 우리금융지주로 전환하더라도 M&A에 쓸 수 있는 자본여력은 아주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지주사는 관련 법에 따라 자기자본의 130%까지 출자할 수 있지만 당장 BIS비율을 맞춰야 하는 우리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시장에 매물이 나오더라도 함부로 뛰어들 수 없다.

이로 인해 우리은행의 최우선 과제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다른 평가방법인 내부등급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루라도 빨리 승인받는 것이 됐다.

내부등급법은 국내 주요 4대 금융지주에서 적용하고 있는데 금융회사의 내부 데이터와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신용위험을 평가하기 때문에 자본비율 지표 등에서 표준등급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지표 수치를 받을 수 있다.

과거 국민은행이나 하나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할 때만 해도 은행이 내부등급법을 쓰고 있으면 그대로 적용한다는 조항이 있었으나 지난 2016년 일몰됐다.

지금은 은행법시행세칙 상 금융감독원의 승인 심사를 거쳐 1년여간 표준등급법을 시범운영한 뒤 리스크 관리 역량을 인정받아야 내부등급법으로 바꿀 수 있다.

우리은행이 내부등급법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관련법 등을 개정해야 하는데 결국 손 행장이 당국을 어떻게, 또 얼마나 빨리 설득할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는 손 행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서의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판단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손 행장의 우리금융 회장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우리은행 민영화나 지주전환에 대해 사전에 관심을 가졌으면 관련 법이 일몰되기 전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우리은행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관련 규제 개정이 얼마나 신속하게 이뤄지는지는 손태승 행장이 금융당국을 어떻게, 얼마만에 설득하는지에 달렸다"며 "빠를수록 우리금융지주의 비금융 부문 확대 시기나 시장 정착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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