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전세가율 하락 어떻게 볼 것인가
[전문가기고] 전세가율 하락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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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

최근 강남구 전세가율이 50% 아래로 내려왔다는 뉴스가 눈에 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전세난'이라는 말이 어느 순간 사라져버렸다. 진짜 전세가격이 하락을 한 것일까? 전세시장이 약세가 되면 서민주거안정에 도움이 되니 좋은 일일까?

KB국민은행이 발표한 9월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61.7%로 지난달보다 2.6% 하락했다. 강남 11개 구의 전세가율은 58.2%를 기록하면서 4년9개월 만에 처음으로 60% 아래로 내려왔다. 

특히 강남구는 전세가율이 공개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8.9%를 기록했다. 2016년 78%까지 치솟았던 강북 14개 구의 전세가율도 65.8%로 하락했다고 하니 강남·북 할 것 없이 전세가 약세이긴 한가보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전세가 약세라 하는데 막상 현장에 나가보면 전세가격이 결코 싸지 않다. 떨어지기는커녕 전세가격은 오히려 오른 곳이 더 많다. 

얼마 전 만난 강남에 전세로 거주하시는 분도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해서 골치 아프다고 했다. 전세가율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을 나타낸 지표로 전세가격이 하락해도 낮아지지만 매매가격이 올라도 전세가율은 내려간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올해 9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7.54% 오른 반면, 전세가격은 0.02%하락했다. 즉, 최근 전세가율 하락은 전세가격이 많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매매가격이 많이 올라서라는 말이다.

서울 아파트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전세가격과의 차이가 벌어진 것으로 전세가격이 생각처럼 크게 하락하지는 않았다. 물론 3년 전 전세난 같은 전세가격 강세는 분명 아니지만 전세가격 하락도 아니다. 전세가격 약세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전세시장 약세로 낮아진 전세금 때문에 전세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역 전세난으로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고통을 당할 수는 있다. 그래도 전세 난보다는 전세가 약세면 서민주거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전세는 참 좋은 주거제도이다. 집값의 절반 정도의 보증금으로 임대기간 동안 세금 한푼 내지 않으면서 집주인과 동일한 권리를 가지고 잘 살고 난 후 보증금은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런 안정에 취해 있다가는 큰 코 다친다.

가장 나쁜 집주인은 전세금을 올려달라는 주인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전세금을 올려 받지 않는 착한 집주인이다. 착한 집주인의 우물 밖에 나오는 순간 내가 구입할 수 있는 집도 전세로 갈 집도 없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껑충 올라 있을 것이니까. 

입주를 앞둔 헬리오시티 등 대규모 입주물량 영향은 길어야 1~2년이고 매매시장으로 몰린 실수요는 시장분위기가 바뀌면 언제든지 다시 전세로 돌아오면서 전세시장은 강세로 전환된다. 도심 주거지역 아파트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가치하락만큼은 오른다.

전략적으로 전세거주를 하더라도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우고 실행은 해야 한다. 정부에서 신규택지 확보를 통한 대규모 새 아파트 공급을 계획한다고 하니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신도시 청약준비도 미리 해두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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