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토부-서울시, 대립 멈추고 협력해야
[기자수첩] 국토부-서울시, 대립 멈추고 협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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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숨 가쁘게 내달리고 있다. 지난 13일에 발표한 대책까지 하면 1년여 동안 제도를 8번이나 손질했다.

특히 9·13 대책은 대출규제와 세금강화, 주택공급확대 등을 총망라하며 이른바 '미친 집값'을 잡기 위한 의지를 나타냈다.

오는 21일에도 또 하나의 대책이 예고됐다. 이번엔 '공급'이다. 수요 억제만 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공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내놓은 방안이다.

공급대책에서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가 초미의 관심사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수도권 내 교통여건이 좋고 주택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총 3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린 영향이다.

하지만 정작 주무부처인 국토부와 서울시가 서로 엇박자를 보이면서 공급대책을 하루 앞둔 지금까지도 그린벨트 해제 여부는 오리무중이다. 

국토부는 공급계획상 환경적 보존 가치가 낮은 3등급 이하 그린벨트 해제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서초 우면산 일대와 강남 수서역, 강서 김포공항 일대가 후보로 꼽힌다.

반면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 불가' 입장이 확고하다.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주택을 공급해도 집값을 잡을 수 없을뿐더러 미래세대를 위한 '최후의 보루'라는 게 주된 이유다. 

시는 대신 도심 유휴지 활용, 상업지역 주거비율 상향, 준주거지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해 신규주택 6만2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역제안한 상태다. 국토부가 이를 수용할지, 직권으로 그린벨트 해제를 강행할지는 미지수다.

국토부와 서울시의 팽팽한 기싸움에 여론은 또다시 들끓고 있다. 저마다 옳다고 생각하는 편에 서서 인터넷 게시판이나 해당 기사 댓글을 통해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기도 한다.

다만 '그린벨트 해제처럼 예민한 문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사전협의가 먼저 아니냐'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논의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서로의 입장을 피력하는 통에 시장 혼란만 더 커진다는 것.

사실 국토부와 서울시의 엇박자 행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린벨트뿐 아니라 '여의도·용산 통합개발'을 두고도 각자 주장을 내세우기 바빴다. 박원순 시장이 한발 물러서면서 문제는 일단락됐으나, 이 과정에서 '집값 급등'이라는 부작용과 함께 시장의 피로도도 쌓일대로 쌓인 실정이다.

물론 집값 안정을 위한 해법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 대책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안은 충분한 협의와 행동통일이 필수다.

공급대책 발표가 임박한 만큼, 국토부와 서울시는 '동상이몽'을 펼치기 보다는 협의점 도출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걸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갈등이 길어질 수록 국민의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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