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역시 트럼프는
[홍승희 칼럼] 역시 트럼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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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블메이커는 주머니 속의 송곳과 같다는 말이 있다. 감추려고 해도 결국 옷을 뚫고 그 날카로운 끝을 드러내는 송곳처럼 트러블메이커는 어디서든 분쟁을 몰고 다니기 마련이라는 의미다.

물론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 선거과정에서부터 스스로의 날카로운 끝을 주저 없이 드러내며 당선됐으니 감춰둔 송곳이랄 것도 없다. 그는 세상이 잠잠한 꼴을 볼 수 없다는 양 국내외적으로 들쑤시고 다니기를 좋아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재선을 위해 그나마 말조심을 하고 있지만 전 세계를 향해서는 끊임없는 말 폭탄을 쏟아 부음으로써 아마도 경제적 형편이 피기 어려운 미국 중·하층민들의 분출할 곳을 찾아 들끓는 파괴적 본능을 세계를 향해 쏟아내도록 유도하고 있는 듯하다. 중동이 시들해진데다가 북한과의 관계개선은 근본적으로 돌이키기 어려운 레일에 올라탄 상황인지라 그 분화구가 중국과 유럽연합 여러 나라들을 향해 열리도록 끌고 가는 모양새다.

북한과의 관계는 아직도 서로를 자극해가며 덜컹거리는 듯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화와 협상이 진행 중이다. 아마도 재선가도에서 한반도 문제 해결이야말로 트럼프의 유일한 외교적 성과가 될 것이기 때문이리라.

물론 트럼프의 그런 말 폭탄에 상대국들은 속을 끓일지언정 당장 미국과 맞대거리를 하기엔 힘이 달리니 그저 불편한 심기를 점잖게 토로할 뿐이다. 미국의 관세폭탄에 당장 경제적 불이익이 커진 중국이야 어떻게든 미국을 향해 맞대응해나가지만 세계 최대 소비시장 미국에 효과적인 공격수단이 충분치 않아 골머리를 앓는 듯하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조치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그 폭 또한 대폭 늘렸다. 340억 달러의 중국 상품에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한지 나흘 만에 또다시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앞서 미국에 맞장 뜨겠다고 큰소리쳤던 중국이 드러나게 한발 물러나는 모양새를 보인 것도 세계 최다의 인구를 바탕으로 급격히 커진 중국의 소비시장이 아직은 미국시장에 맞설 수준이 못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중 수출액이 지난해 1299억 달러에 불과하니 2000억 달러어치에 추가 관세를 부과키로 한 미국에 같은 관세로 맞대응할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비관세 장벽으로도 대응할 카드가 마땅치는 않다.

몇 가지 검토 가능한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는 다른 나라를 향해서라면 종종 자국 진출 기업을 압박하는 수를 쓰곤 하던 중국인만큼 중국진출 미국기업들을 괴롭힐 수는 있다. 미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한 경우가 반대의 경우보다 9배에 달할 정도로 월등히 많아 일부 기업을 상대로 충분히 쓸 법한 방법으로 보이지만 그 후유증에 대한 중국의 확신이 없어 보인다.

둘째는 미국제품 불매운동이라도 펼치면 개별 기업들은 분명 타격을 받을 것이다. 이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일본 자동차를 상대로 불매운동을 벌여 큰 효과를 봤다. 한국의 유통기업들도 사드 한반도 배치이후 큰 타격을 입없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이나 일본처럼 대응할 상대가 아님을 중국도 알고 있다. 그런 식으로 무역전쟁을 확대시키면 중국이 더 큰 피해를 볼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셋째는 현재 중국이 1조 달러나 보유하고 있는 미국채를 매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상 이 카드는 중국의 자살행위로 간주된다. 중국이 일부 미국채를 매도할 경우 전체 보유 미국채의 가치는 그 이상으로 떨어지고 달러 약세를 초래해 위안화 약세를 통해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을 흡수하려는 중국을 더욱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밖에 중국 관광객의 미국여행 자제를 카드로 들기도 하지만 그 규모는 332억 달러로 지금 중국이 받는 관세폭탄에 비하면 규모가 너무 작다.

미국은 여전히 그렇게 G2로 불리는 중국을 코너로 몰아붙일 힘이 남아있기에 세계를 향해 큰소리를 친다. 그러나 미국민들에게는 희망적인 소식들일지 모르지만 관세 공격을 당하는 중국이나 나토 방위비 문제로 압박을 당하는 수준을 넘어 어른이 아이 꾸짖듯 하는 트럼프의 훈계를 당한 유럽이나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

트럼프의 미국이 지금 보여주는 이런 오만은 앞으로 얼마나 더 이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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