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절대규모 우려되는 가계부채
[데스크 칼럼] 절대규모 우려되는 가계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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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경제가 생긴지 1000년이 넘었다. 중세 교회에서는 이자를 죄악시했다. 죄를 뉘우치지 못한 고리대금업자는 땅에 묻히는 것조차 거부당했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세에 보관료를 받고 돈을 보관하던 금고업자가 출현했다. 금고업자는 보관할 돈이 쌓이자 맡긴 이 몰래 대출을 하게 되고 이자라는 부수입을 얻게 된다. 이자의 시작인 셈이다. 뒤늦게 자기가 맡긴 돈으로 금고업자가 이자 수익을 내는 걸 알게된 예금주는 보관료 대신 이자 수익을 나눌 것을 요구하게 된다.

14세기 르네상스 시기에 들어서며 페루치가(家)가 예금을 받고 대출해주는 업무를 개시하며 현대적인 은행이 탄생하는 등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이탈리아의 상업도시를 중심으로 대부업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중세 후기에 들어 프랑스와 영국의 백년전쟁(1337~1453년)은 영국 왕도 파산하게 할 지경이었다. 전쟁을 위해 빌린 돈을 패전으로 갚을 수 없게 되자 당시 돈을 빌려 준 은행들이 파산하고 결국 당시대 공황의 원인이 됐다. 중세후기에 채무 문제는 왕부터 농민에 이르기까지 사회 문제였다.

금융 발달은 실물경기와 조화로울 때 의미를 갖는다. 최근의 대내외 경기 동향이 심상치 않다. 설비투자와 고용 등 지표가 하강세를 보이고 있다. 내수(소비)와 수출도 이전 같지 않다. 이 가운데 특히 우려되는 것은 줄지 않는 가계부채 규모이다. 금융당국은 8%대 이내에서 증가율을 관리한다고 하지만 문제는 증가치가 아닌 절대규모이다. 이미 가계대출은 1500조원에 육박한다.

올들어 금융권의 가계 대출 증가(순증) 규모만 33조6000억원이다. 은행권 가계대출만 보면 1, 2월 각각 2조원대의 증가는 3월 4조원대로 늘더니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연속 내리 5조원대 증가를 보이고 있다.

고용 등 경기지표가 시원치 않아 당장 금리인상이 어렵다는 예상이 많지만 올해 금리 인상은 시간상 문제로 보는 시각이 많다. 금리 인상이 경기과열을 막기 위한 것이라면 유효한 정책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경기 하강 징조와 맞물리면 복잡한 양상이 된다.

특히 소득이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고 있어 금리인상은 저소득자 중심으로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올 1분기 소득하위 20%인 1분위 가계의 명목소득은 128만6700원으로 1년 전보다 8.0% 줄었다. 소득 하위 20~40%인 2분위 가계소득도 역시 4.0% 감소했다. 가계 소득은 줄어드는데 내야 할 이자가 늘어나면 상환능력이 부족한 취약계층부터 연체가 발생할 것이다. 5분위 등 고소득층과의 양극화 문제도 심각하다.

아직 가능성은 없지만 최악의 경우 부동산 자산가치가 급락하는 경우 현 가계대출 규모는 걷잡을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2020년이면 경기 침체 국면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금처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단초가 된다는 이도 있어 고용 등 여러 모로 긍정적인 경기지표를 체험한 나라와 비교하면 우리로서는 매우 안타까운 처지다.

지금처럼 가계부채 절대 규모가 큰 상황에서 가계부채 증가율의 적정 수준이 얼마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급격한 자산가치 하락이 없도록 선제 대응하고 소득은 저소득층까지 포함해 지속적으로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탁상공론보다 자영업자들이 있는 현장에서 답을 찾아보는 것도 한 방편일 것이다. 규제개혁은 그 속도를 최대치로 올려야 한다.

김무종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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