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금리, 어찌하나
[홍승희 칼럼] 금리, 어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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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꾸준히 오르며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하는 와중에 원화 값은 급락하면서 한국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또 일자리는 뜻대로 늘지 않아 소득주도 성장의 기치가 퇴색하는 기미마저 보임에 따라 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소득은 늘지 않는데 물가상승 요인이 겹쳐 발생함으로써 금융당국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1분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이 뚜렷하지 않다며 기준금리를 동결함으로써 미국과의 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그러나 상반기를 마감하면서 물가 오름세에 맞춰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올해 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0%에 불과했지만 4월과 5월에는 각각 1.6%, 1.5%로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금리가 인상될 경우 한미 간 금리 차가 더 이상 확대되어 자본 유츌 압박이 커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금융정책에도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기준금리를 올려 시중금리까지 오르면 내수시장은 얼어붙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금리인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계층은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야 하는 서민층과 자영업자들, 그리고 담보도 제공할 수 없는 신용대출자들이다. 이미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자영업자대출 등이 빠르게 늘어나 있는 상태에서 이들 대출의 거의 대부분이 변동금리를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금리인상으로 인한 대규모 신용불량사태를 불러 올 위험성도 커 금융당국으로서는 매우 고민스러운 지점이 될 듯하다.

그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존 경제학의 원론적 우려에 반박하는 반론들 또한 나오고 있다.

첫째는 우리나라 소비 증가의 상당 부분이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국내 소비는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에 금리인상이 국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시각이다. 국내 소비는 그야말로 서민들의 최소 생계형 지출에 국한되고 현재의 소비 증가를 주로 견인하는 것은 상류층과 일부 중산층들의 해외소비라는 것이다.

둘째는 기준금리가 오르지 않았어도 이미 시장금리는 올라가 있고 계속 오르는 추세라는 점이다. 은행권에서의 가산금리 조작을 통한 부당한 대출금리 덤터기 씌우기 파문이 이미 발생했고 저축은행들 또한 예금금리는 오르는 시늉만 하고 있는 반면 대출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경제성장이 더딘 걸음을 떼는 상황에서 금융기관들로서도 대출에 따른 리스크가 커졌음을 감안하면 대출금리 인상을 일방적으로 매도만 할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수익이 줄어들지도 않는 상황에서 예대금리차를 일방적으로 확대시키는 금융기관의 도덕성도 비호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오히려 적절한 기준금리 인상과 더불어 금융기관에 대한 감시체계를 강화할 대책이 필요하다. 물론 은행들의 가산금리 조작 의혹과 관련해 현재는 법적 제재근거가 없어 손을 쓸 수 없는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제도개선 TF’를 구성하고 다음 달 초부터 회의를 열어가기로 했지만 그게 제재가 가능한 법 조항은 없는 상태에서 그럼에도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최대한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상황이어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별로 안 보인다.

2016년 이전까지는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여신업무와 관련한 내규는 금융당국이 제재할 수 있도록 돼 있었지만 당시 감사원이 법규 위반이 아닌데 포괄적으로 제재하지 말라고 지적, 결국 내규를 제재할 수 있는 조항을 삭제했다. 감사원이 법률만 들여다보고 내린 결론이지만 이는 당시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과 관련된 다분히 정치적 함의 또한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금융소비자의 일방적 피해로 연결되는 문제여서 금융기관의 일방적 가산금리 적용 또는 대출금리 인상과 같은 조치가 불공정거래로 해석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를 금융당국이 적극 검토해 봐야 한다. 더욱이 예대금리차가 지나치게 벌어지는 일은 금융기업의 존재의미 자체를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이며 사회적 신뢰를 해치는 일로 확대시켜 볼 수도 있는 일이다.

모든 것을 법에만 의존하는 것이 반드시 사회적 정의라고 고집하기는 어렵다. 또 당국의 간섭이 지나쳐 개별 금융기관의 자율성을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금융기관은 사회적 공공재로서의 도덕성이 요구된다. 예금자, 대출자 모두가 함께 금융기관을 유지시켜가는 주체라는 점도 금융기관에 도덕성을 요구할 근거의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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