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남북 경제협력 준비에는
[홍승희 칼럼] 남북 경제협력 준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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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석화처럼 이루어진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코앞에 닥친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남북관계가 빠르게 개선될 토대를 마련해가고 있다. 이런 한반도의 빠른 변화에 짐짓 뒷짐 지고 구경하던 이웃들도 저마다 숟가락 들고 덤벼들 태세다.

중국은 종전 당사국이라며 역할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나섰고 일본은 북미정상회담 전에 어떻게든 미일정상회담을 해보려고 기를 쓰며 끼어들 명분으로 내세운 게 납치된 일본인 문제다. 러시아 또한 북``러 회담을 통해 끼어들 기회를 노리고 있다.

어떻게든 변화하는 한반도 문제에 발 한 짝이라도 걸치기 위한 주변국들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주변국들 제치고 한반도 문제를 독식하고 싶어 하는 트럼프의 견제를 뚫어보려는 시도들이겠지만 그 틈에 최종 당사자인 남북을 자꾸 주변부로 밀어내려는 시도에는 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자칫 정신 잠시 놓으면 구한말이나 해방 직후 같은 국제관계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는 판에도 국내에선 여전히 대북 적대감만을 키우려 발버둥치는 보수 야당의 모습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전쟁 한 번 더 나는 날이면 몇 십 년 키워온 성과들이 다 무너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전쟁 없이 미래가 없다는 듯이 억지를 부리는 행태에 답이 안 보인다.

무엇보다 우리가 대북 대화 창구를 다 닫아놓고 있던 기간에 북한 경제가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변했다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조차 생각하지 않는 보수 정객들의 선동은 우리사회에 정치가 왜 필요한 것인지 의구심마저 갖게 한다. 남북이 빠르게 경협체제를 갖춰가지 않으면 그 이후에는 전쟁으로도 통일은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걸 생각지 않는다. 오히려 통일도 못한 채 중국과 국경을 맞대야 할 처지로 내몰릴 수도 있는데.

물론 중국이 당장 군대 몰고 한반도에 들어올 확률은 낮다. 중국 스스로 아직은 미국과 본격적인 군사적 대립에 나서기엔 이르다 판단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또 미국이 한반도에서 쉽사리 물러서지 않으리라는 예상은 하고 있을 것이므로.

그렇기에 더 늦기 전에 남북은 더 가까워져야 하고 북한 경제에 남한의 자본이 빠르고 폭넓게 투입돼야 한다. 남북한의 관계가 안정화될수록 경협의 확대는 속도를 낼 수 있으니 어떻게든 북한을 국제사회에 정상국가로 데뷔시켜야 한다.

문재인대통령이 남북경협 확대를 대비한 재정투입 방안을 마련하도록 내각에 지시했고 그 재정투입의 방향은 아마도 북한의 사회기반시설 확충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고위급회담의 성과에 따라 이루어질 문제이지만 어떻든 대비가 필요하고 그 방향은 물류 이동의 편의를 위해서도 무엇보다 철도와 도로망 건설 등이 우선순위로 계획되고 있을 것이다.

교통기반시설 확충은 당장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는 건설업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유라시아 철도 연결로 이어지며 한`러 관계나 중앙아시아 제 국가와의 관계도 훨씬 쉽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정도는 재정투입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그보다 더 기대해야 할 부분은 활기를 잃은 민간기업의 대북 투자확대다. 개성공단 재개부터 모색되겠지만 문제는 박근혜 정부 갑작스러운 가동중단으로 당시 개성공단 투자기업들이 겪었던 어려움으로 인해 기업투자가 초반부터 활발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남북관계의 안정성 못지않게 북한이 정상국가로서 국제사회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 체제안전 문제에 극도의 정서적 불안감마저 보이는 북한을 안심시키면서 우리도 핵무기의 불안을 줄일 수 있도록 남북미간 평화협정이 어떤 식으로든 체결되어야만 한다.

북미정상회담을 둘러싼 북미간의 기 싸움은 회담 날짜를 정해놓은 이후로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지만 어떻게든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이므로 우리는 그 이후를 대비하는 게 맞다. 일단 북미정상회담이 제대로 결실을 맺어 가면 우리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북한의 대중 경제의존도를 빠르게 낮춰가도록 대처해나가야 한다.

이제 더는 남북관계에서 뒷걸음치지 않도록 체계적인 관계 진전의 로드맵을 그리고 재정투입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정치권의 역사를 넓고 길게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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