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도 주요 건설사들이 국내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서울의 한 신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단지 모형을 둘러보는 내방객 모습. (사진=이진희 기자)

분양물량·정비사업 많아…규제 강화가 걸림돌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올해 주요 건설사들 신년사의 핵심 키워드는 '해외시장 확대'다.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와 금리인상, 공급과잉 등 3중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사업이 녹록치 않아지자,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 같은 신년 목표와 달리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시장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중동을 벗어나 동남아, 중남미 등으로 눈을 돌려봐도 여전히 반전 모멘텀을 찾기 어려운 데다, 높은 수익성을 위해 주택사업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중견건설사를 제외한 대형건설사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해외사업 비중을 늘리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들 건설사가 사업 방향을 '해외'로 맞춘 것은 국내 주택시장에 악재가 산재해 있어서다. 실제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40조4000억원)이 당초 계획보다 증액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전년(41조3000억원)보다 적은 수준이고 분양시장도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수요가 줄었다.

더구나 수익성이 좋아 대표 먹거리로 꼽히는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마저 불법행위를 막기 위한 정부의 감시망이 확대되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건설업계가 국내 사업에 힘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올해 예정된 '많은' 분양물량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총 409개 사업장에서 41만7786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분양 활황기라 불렸던 2015년(43만4383가구)과 맞먹는 수준으로, 지난해(26만4907가구)와 비교했을 땐 57.7% 늘었다.

재건축·재개발 분양물량도 107곳, 5만6373가구에 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쏟아진다. 아파트 분양사업은 일반적으로 원가율이 80~85%로 낮아 수익성이 좋기 때문에 물량이 많을 수록 건설사들의 관심은 사업장으로 기울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정비사업 수주전에서도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와 대치동 은마아파트, 압구정 현대·한양아파트, 용산구 한남뉴타운 3구역 등 몸집이 큰 대어들이 시공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어서 각사마다 먹거리를 선점하려는 공세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하고, 보유세 인상 등 악재가 많은 상황임에도 올해 대형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 열기는 여전히 뜨거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현대산업개발은 해외수주를 확대하겠다는 경쟁사와는 달리 올해에도 국내 건설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해외나 토목 부문보다는 외주주택, 자체공사, 국내 신사업 비중을 늘려 수익을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은 시장 분위기에 따라 침체기에 빠질 가능성이 크지만, 지난 2010년대 중반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을 당시 현대산업개발은 10%대의 고수익을 올렸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해외사업 비중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긴 했지만, 주력 시장 중 하나인 중동에서 정치적인 문제로 불확실성이 크고 유럽 건설사들이 저가 수주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우선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확보하면서 위기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