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접속장애 전후 40% 손실…투자자 5000명 손배소 준비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남궁영진 기자] 빗썸·코빗 등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거래중단 사태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은 비트코인 캐시 가격이 접속장애 전후로 급등락하면서 나타난 차액을 피해액으로 주장하고 있다.

집단 소송을 예고한 가운데 청와대에는 빗썸 본사에 대한 조사 요구 청원까지 올라왔다.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장자율로 투자자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 소관이 아니다"며 거리를 둔 상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6시 143만원이었던 비트코인 캐시는 오후 2시께 200만원을 돌파하며 급등한 뒤, 오후 3시40분에 283만9800원까지 뛰었다. 이는 빗썸 시세 기준 사상 최고치다. 하지만 가격이 최고점에 달한 오후 4시부터 1시간 반가량 접속 과열로 빗썸의 서버 접속 장애가 발생했고, 거래가 재개된 오후 5시40분께 비트코인 캐시는 168만원으로 116만가량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거래중단으로 최대 40% 이상의 손실을 보게 된 셈이다. 이에 피해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빗썸 거래중단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 청원자는 "급격하게 오를땐 정상이다가 꼭 떨어지면 서버점검을 한다. 벌써 한두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온라인 카페 4곳을 개설해 집단소송도 준비 중이다. 이 가운데 '빗썸 서버다운 집단소송 모집' 카페에는 이틀간 무려 5221명이 가입했다. 게시판에는 '서버다운으로 매도 타이밍을 놓쳐 1200만원이 900만원이 됐다. 300만원 손실을 봤다' 등 피해사례는 물론 소송에 동참한다는 글이 빗발치고 있다. 

빗썸에 따르면 전 세계 거래량이 사상 최고치인 26조원을 기록한 가운데, 이 거래소에서만 세계 거래량의 25%가 몰렸다. 이에 예측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는 트래픽이 발생했고 이는 서버 접속 장애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장애 당시 현황을 보면 24시간 기준 거래량은 지난 달 평균 대비 800~900% 이상, 동시 접속자 수는 기존 평균과 비교해 1600~1700% 폭증했다. 트래픽 역시 기존 평균과 견줘 500% 이상 높은 수준인 2.25~3Gbps(초당 기가바이트)로 급증했다.

빗썸 관계자는 "접속장애로 인해 투자자들에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피해를 입힌데 대한 보상을 진행하기 위해 법무법인을 포함해 고객자산 보호센터 등과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빗썸 등 가상화폐 거래소는 이용약관에 '가상화폐 발행 관리 시스템 또는 통신 서비스업체의 서비스 불량으로 인해 가상화폐 전달에 하자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손해배상 면책사유를 적어놔 어느 정도까지 보상이 이뤄질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가상화폐 거래소를 제재할 근거는 미비하다. 일부에서는 금융당국이 가상화폐 투자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가상화폐가 제도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화폐인 만큼 시장에서 자율적인 투자자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가상 통화를 화폐로 인정한 국가는 전세계에서 한 군데도 없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화폐적 기능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법무부를 비롯해 금융위, 기획재정부, 공정위 등 관계 부처는 '가상통화 테스크포스(TF)'를 꾸리고 가상화폐를 제도화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아울러 가상화폐 거래소는 온라인 쇼핑몰과 같은 통신판매업자로 분류되지만 공정거래법(전자상거래법)을 적용받지도 않는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가상화폐 거래소 관련 문제가 부처 소관이 아님을 강조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통신판매업자로 등록하지 않아도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이 가능한데 (빗썸 등 거래소가) 굳이 등록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공정위의 법은 기본적으로 판매자와 소비자 간 거래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가상화폐 거래는 투자가 투기행위에 해당하고 있어 공정위가 개입할 여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