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상대적 원화강세 사전 대응이 시급하다
[전문가기고] 상대적 원화강세 사전 대응이 시급하다
  •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 mbchoe@lgeri.com
  • 승인 2017.02.24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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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이후 급등했던 달러 가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다시 크게 하락했다. 미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와 함께 환율 조작국 지정 등의 인위적 개입 우려로 환율이 급등락한 것이다. 앞으로도 달러 가치는 경기 부양과 보호무역의 양방향 재료 사이에서 정책의 강도와 조합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보면 트럼프 정책은 올해 달러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경제의 활력이 부진한 상황에서 미국의 공격적인 경기부양과 달러화 약세는 양립하기 어렵다. 재정 확장에 따른 미국 경기 개선과 금리 상승이 달러 강세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보호무역 강화는 미국 무역수지를 개선시키는 동시에 무역 상대국의 경기를 악화시켜 달러 강세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가 환율조작국 지정을 통해 달러 약세를 유도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자본자유화가 진전된 상황에서 중국, 일본, 독일 등 경제 대국에 대한 인위적 개입은 실효성이 낮다. 환율에 대한 정부의 통제력도 약하거니와 해당 국가가 미국의 요구에 순순히 합의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소규모 국가들의 경우에는 실제 통화가치가 절상될 수 있지만 미국 경제 및 달러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원화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만큼 우리 외환시장의 불확실성도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환율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원화 약세 요인과 강세 요인이 번갈아 작용하면서 원화의 등락 폭을 키울 것이다. 미국과의 금리 차가 더욱 벌어지며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자본이 빠져나갔다가, 트럼프의 구두 개입 등으로 다시 원화가치가 크게 오르는 양상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원화가 다른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도 경기에는 썩 좋지 않다. 미국은 금리를 올리고 유로존 및 일본은 통화완화를 이어가는 가운데, 우리는 미국과 다른 주요국 사이에 끼어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올해 원화 실효환율은 소폭 절상될 가능성이 높다.

원달러 환율이 오를 경우 수출여건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 쉽지만, 실상은 다른 통화대비 원화가 강세를 보이며 전반적 가격 경쟁력은 오히려 더 악화될 우려가 있다. 원달러 환율이 일종의 착시를 가져오는 셈이다.

만약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다면 원화 절상 폭은 더욱 커지게 된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와 대미 무역흑자, 해외 기관의 원화저평가 분석 등 미국으로서는 대외적 명분이 있는 셈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 및 대미 군사의존도가 모두 높아 경제적으로나 경제 외적으로나 대미 협상력이 그리 높지 않다.

해외기관들은 원화가치가 약 8% 가량 저평가되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과거 미국의 환율 압박을 받은 국가들이 6개월 간 통화가치가 평균 10% 가량 절상된 경험도 있다. 원·달러 환율로 본다면 달러당 1145원 수준에서 1000원대 중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환율을 둘러싼 금융시장 여건은 우리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자본유출 과정에서 국내 금리가 상승하고,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수출 여건 약화, 원화 급등 우려까지 맞물리면서 가계 소비 및 기업 투자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경기 회복으로 원화가치나 금리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여건과 무관한 대외 요인으로 인해 금융지표가 변동한다는 점이 우리 경제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킨다.

단순한 시장의 변동이 아닌 미국의 정책적 압력에 기인하는 부분이 크다는 점은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한다. 따라서 대외 충격이 국내 경제로 파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사전에 마련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정부 당국은 모니터링이나 스무딩 오퍼레이션과 같은 수동적이고 사후적 대응을 넘어 대외 압박 완화를 위한 사전적 노력에 나서야 한다.

외교적 대응을 통해 국내 경제에 대한 오해를 줄이는 한편, 무역불균형 완화를 위한 선제적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실제 충격이 가시화되기 전에 우리 기업에 기회가 되면서도 미국에 경제적 실익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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