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한미약품 '신약' 약발 급제동…해외시장 진출 '먹구름'
잘나가던 한미약품 '신약' 약발 급제동…해외시장 진출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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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약품은 지난 6월 '올리타'를 출시했다. (사진=한미약품 홈페이지)

임상사고·경쟁력 '겹악재'…30일 주가 18% 폭락

[서울파이낸스 김현경기자] 최근 신약개발과 대형 거래 성사 등으로 거침없는 질주를 거듭해온 한미약품이 만만찮은 악재를 만났다.

한미약품이 처한 상황은 9월 마지막 날인 30일 증시를 통해 가감없이 확인됐다.

한미약품은 전날 장 마감 후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과 1조원 규모의 표적 항암제 '올무티닙'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또 한 번 대규모 기술수출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이미 제약업계의 황제주로 등극한 한미약품의 기세는 날개를 하나 더 다는 듯했다. 이날 장 시작과 동시에 5% 이상의 강세를 나타냈다. 또 증권가 일각에서는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100만원에서 109만원으로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분위도 잠깐. 장 초반 등장한 돌발 악재에 상황은 급변했다. 장 시작 후 약 30분 만에 공시된 악재 탓에 주가가 급락세로 돌아선 것. 말기 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한미약품의 신약에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식약처가 판매 중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비보였다.

한미약품이 지난해 독일 제약사에 기술 수출한 폐암 치료 신약 '올리타정'으로 전 세계에서 말기 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하던 도중 투약자 731명 중 국내 환자 3명에게서 심각한 이상 반응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명은 입원 후 회복했다는 내용이다. 결국 이날 한미약품의 주가는 18% 넘게 미끄러지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말았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날 주가를 춤추게 한 한미약품의 악재가 일과성이 아닐수도 있다는 데 있다. 전날인 29일 독일 다국적제약사 베링거잉겔하임은 지난해 7월 한미약품과 8천5백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수입한 내성표적항암신약 '올무티닙'에 대해 임상시험의 재평가와 신약 경쟁력 등을 고려해 개발을 포기하고 권리를 반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체결 당시 올 6월부터 글로벌 허가를 목표로 임상 시험에 나서기로 했던 베링거인겔하임의 계획도 수포가 됐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경쟁 의약품인 '타그리소'의 임상 시험 결과가 '올무티닙'보다 좋게 나왔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타그리소는 기존의 1차 치료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은 반면 올무티닙의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함으로써 경쟁력면에서 시장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타그리소는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제품으로 현재 미국 FDA로부터 허가를 받은 상태. 반면 올무티닙은 한국에서 허가를 받아 지난 6월에는 '올리타'라는 상품으로 출시됐다. 현재 이 제품은 비급여 상태다. 앞서 한미약품은 중국 자이렙과도 11월 라이센싱에 합의한 바 있다. 당시 올무티닙은 임상2상까지 진행된 상태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타그리소보다 올무티닙이 한국 허가를 먼저 받은 것과 관련해 '국가 신약 보호' 차원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단 한미약품의 분위기는 '올무티닙 해외 허가'를 계속 이어갈 지 고민하는 눈치다. 한승우 한미약품 마케팅팀 팀장은 30일 "(해외 임상을 계속 이어갈지는 현재) 검토 중"이라며 향후 수출 등의 계획에 대해서 말을 아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베링거인겔하임의 올무티닙 판권 반환은 중국 자이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워낙 기대를 많이 받았던 약이기 때문에 다른 파트너를 찾거나 자체 임상으로 출시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미약품의 신약 '올무티닙'이 임상시험 과정에 발생한 뜻밖의 사고와 함께 경쟁력면에서도 타제품에 뒤진다는 것이 명백한 사실로 확인될 경우 그 타격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의약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신약 개발은 잘되면 대박이다. 하지만 대박이 가능하다는 것은 쪽박을 찰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수많은 제약사들이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R&D(연구개발)에 쏟아붓는 것은 대박을 향한 일종의 베팅이다. 한미약품의 베팅은 '올무티닙'의 탄생으로 일단 성공했다. 하지만 한미약품은 이번 일로 성공가도를 계속 이어갈지를 가늠짓는 새로운 분깃점을 맞게됐다.

한편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과 계약 종료일인 11월 11일까지 올무티닙에 대한 책임과 권한이 원활히 이양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미 받은 계약금 및 마일스톤(총 6500만 달러)은 반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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