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바라보며
[전문가기고]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바라보며
  • 임동준 현대회계법인 품질관리실장 회계사
  • blooming@seoulfn.com
  • 승인 2016.08.12 08: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임동준 현대회계법인 품질관리실장 회계사

대우조선해양 사건으로 회계분식이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모뉴엘, 동양, 저축은행 사건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 대형 회계스캔들이 터진 것이다. 이쯤 되면 연례행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회계업계에서 회계감사를 업으로 삼고 있는 전문가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회계분식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부실기업에는 항상 회계분식이 함께 해왔다. 부실기업은 국가 경제에 타격을 입히고 피해는 국민들로 향한다. 대상 기업이 대기업이거나 금융기관이라면 문제를 덮기 위해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일도 부지기수다. 이토록 파장이 큰 부실기업 사태에 항상 회계분식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는 점을 고려할 때 더 이상 회계분식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회계분식은 기업 범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은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결국 남의 돈으로 사업을 한다는 얘기다. 투자자는 주식시장을 통해, 금융기관은 대출을 통해 기업에게 자금을 제공한다. 대신 기업은 재무상태와 경영성과를 투명하게 기록해 공개할 의무를 진다. 회계분식은 이 같은 기업의 의무를 저버리고 거짓으로 재무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엄연한 사기이자 범죄행위다.

회계감사는 재무정보의 투명성을 제고해 기업의 일탈을 저지한다. 회계감사는 공인회계사에 의해서만 수행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어 공인회계사가 되기 위해서는 국가가 정한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이는 회계감사가 전문적인 영역이기도 하지만 외부감사인이라는 자리가 엄격한 독립성과 높은 수준의 윤리기준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회계감사의 수행 주체인 회계법인은 내부적으로 품질관리시스템을 갖춰야만 한다. 품질관리시스템이란 회계사가 감사를 수행한 결과를 회계법인 내부에서 독립적인 전문가가 또 다시 심리하는 통제시스템이다. 품질관리부서는 회계감사 수행업무의 적정성과 더불어 소속 회계사의 독립성과 윤리기준 준수 여부 등을 감독한다. 기업의 내부감사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꽤 엄격하고 실질적으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회계사들도 회계감사를 단순한 돈벌이 수단이 아닌 자본시장의 파수꾼 역할을 담당하게 하는 핵심 업무로 인식하게 된다. 국내 회계법인들이 높은 수준의 품질관리를 위해 이중 삼중으로 품질관리시스템을 갖추는 이유다.

그러나 회계분식은 회계법인이 노력한다고 막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앞서 지적했듯 회계분식은 기업 범죄이기 때문이다. 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를 바라보는 시각만큼이나 기업 내부 또는 정부의 시각이 강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유수임제도로 인한 경쟁 심화와 감사보수 하락 등 회계감사 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고, 시장 일각에선 부적절한 행동으로 물의가 빚어지고 있기도 하나 회계법인과 회계사들은 자본시장을 지키기 위한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회계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과 중요성을 국가적으로 공감하고,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모두의 지혜를 모을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