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브렉시트가 불러온 대혼돈
[홍승희 칼럼] 브렉시트가 불러온 대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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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홍승희기자] 워낙 충격이 커서인지 일주일 내내 브렉시트 관련 기사에 밀려 다른 경제뉴스들은 거의 눈에 띄지도 못할 지경이다.

안전자산의 양대 축으로 기능하며 막대저울의 양끝처럼 서로 반대되는 등락현상을 보이던 딜러와 금값이 보조를 맞춰 등락하는 등 평상시라면 예측조차 할 수 없었던 이상 현상마저 보일만큼 세계 경제가 충격을 받은 모습이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각국 통화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외환시장에 개입하며 대대적인 환율전쟁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유럽 내의 문제로만 여겨지던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충격이 이토록 큰 데는 물론 영국의 금융 산업이 가진 영향력이 그만큼 막강하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장기화되고 있는 세계경제의 침체가 더 큰 몫을 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잘 돌아가고 있었다면 충격이 있기야 했겠지만 이번처럼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적어도 우리 상식으로 볼 때 당연한 조치로 보인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브렉시트로 스위스프랑의 가치가 강한 상승 압력에 직면했다며 지난 24일 외환시장 개입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덴마크 중앙은행은 환율급등을 막기 위해 영국의 브렉시트가 결정된 24일 당일에 약 50억 덴마크 크로네(약 8천600억 원) 규모의 유로화를 판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 결과 덴마크의 외환보유액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3월보다 42%나 줄었다고 한다. 공식적인 개입자료는 오는 4일 발표될 예정이다.

중국 인민은행도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내 전문가들은 인민은행 개입은 없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역외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는 것을 방치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한편 4년간에 걸쳐 대대적으로 자금을 풀며 환율을 인위적으로 떨어트렸던 일본은 그간의 노력이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갈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 불과 4시간만에 4년간 떨어뜨린 엔화가치가 원상복구 됐다는 것이다.

미국의 압력으로 초기 일주일간 외환시장 개입을 할 수 없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하지만 그런 일본의 인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일본은행은 직접적인 외환시장 개입을 미루는 대신 이미 마이너스인 금리를 더 낮추거나 적용대상을 넓힐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들이 나오고 있다.

ECB는 아직 구체적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머잖아 금리 추가인하 혹은 양적완화 규모나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홀로 경기상승의 호사를 누리던 미국도 올해 안에 금리인상은 힘들어졌다는 분석들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혼돈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외환 금융시장으로 인해 세계경기는 더욱 나락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그와 동시에 경제 시스템에도 적잖은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도 보인다.

우선 막대한 자금을 풀어 경제를 끌어올렸던 일본 같은 경우 이미 풀린 자금이 추후 경제정책의 탄력성을 떨어뜨리며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마이너스 금리를 어디까지 끌어내릴 수 있을지는 아직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영역에 속한다. 앞서서 금리를 내린 대가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아직은 미지수라는 얘기다. 일본의 추가 금리인하가 그만큼 만만찮은 모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세계경제의 혼돈은 당연히 한국경제에도 여러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금리 문제는 참으로 난감한 이슈다. 통상적으로는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외국자본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이번 브렉시트 여파는 다른 선택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이 17개월간 감소하는 초유의 경험을 한 한국이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경기가 아예 미끄럼타고 내리도록 방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중산층이 사실상 붕괴되다시피 한 상황에서 내수진작도 쉽지 않고 불경기가 계속되면 그나마 중산층 소비는 더 얼어붙을 수밖에 없으니 갈수록 상황은 꼬여만 간다. 그럼에도 당부하건대 멀리도 좀 내다보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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