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칼럼] 화웨이 도발의 뼈아픈 교훈
[홍승희칼럼] 화웨이 도발의 뼈아픈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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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홍승희기자] 나라 경제가 커지면 국제적인 송사도 늘게 마련이다. 지금도 그런 송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삼성전자가 중국의 대표적 기업이자 세계 3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화웨이로부터 특허소송을 당했다. 애플과의 소송이 이제 겨우 마무리된 시점에 다시 특허소송을 당한 삼성전자를 보며 세계시장에서 선두에 선 한국 기업들이 앞으로도 이런 소송에 종종 휘말릴 것이라는 예감을 갖게 된다.

또 삼성물산은 카타르 철도공사 측의 일방적 계약해지 등과 관련해 국제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일단은 국제상업회의소(ICC)에 중재신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배출가스 조작 차량 판매로 세계적인 물의를 빚은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처음 문제가 제기된 미국의 소비자들에게는 다음달 21일 이전에 차량 반납 및 구입가격 환불과 배상금 지급까지 최종합의안이 도출될 것이라는데 한국 소비자들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을 보면 한국은 세계시장에서 여전히 ‘봉’이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우도 그랬었다. 소비력에 비해서 받는 대접은 영 시원찮다.

우선 정부가 먼저 나서야 할 때 늘 뒷짐만 지고 구경하다 뒤늦게 국내 여론이 들끓을 때쯤 느릿하게 조사에 나서고 타국에서 한창 때가 지날 때쯤 뒷북치는 소리만 울려댄다. 국민 소비자가 대접받기 어렵게 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한국의 소비자들 역시 아직은 구입가격에만 매달리느라 문제가 된 제품들을 번연히 알면서도 뒤늦은 구입행렬에 나서고 소송전을 벌일 조직적 행동에는 둔감하다. 조직적 행동을 불온시해온 우리의 전통적 사고방식에 기인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자기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법적`제도적 장치들을 적극 활용하며 잘 싸울 줄 알아야 우리가 그토록 지키고자 하는 민주주의를 제대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텐데 답답한 현실이다.

우리가 국제적인 소송에 휘말리기 시작한지는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원래 송사란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던 우리는 그저 국제사회를 향해 호소만 할 줄 알았지 적극적으로 싸울 엄두조차 내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소송을 당할 만한 국제사회에서의 인지도도 없었고.

그런데 이제는 정말 잘 싸우는 법을 제대로 배우고 또 학생들에게도 가르쳐야 할 때에 이르렀다.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도 높아졌고 세계 선두그룹에 속한 기업들도 생겨난 데다 우리의 소비도 그야말로 글로벌하게 변해가고 있으니까. 해외직구는 이제 젊은 층들에게는 당연한 소비행태의 하나가 됐고 세계적인 명품을 마치 필수품처럼 갖추려는 강한 욕구가 종종 무리를 빚기도 하는 마당이니까.

그런 소비를 말릴 수도 없고 또 기업들이 세계 곳곳으로 나가 영업을 하는 마당이니 소송을 제기하는 쪽이든 당하는 쪽이든 그런 사안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제대로 잘 싸우는 법을 숙지시킬 필요가 있다.

이번 삼성전자에 소송을 제기해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는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 하지만 이제까지 화웨이의 매출 대부분은 중국내에서 이루어졌었다. 그런 화웨이에 대해 그동안 삼성전자로서는 경쟁자로서의 화웨이의 부상 여부에 등한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중국시장을 넘어 세계시장으로 나아가려는 화웨이가 넘어서야 할 최종 상대가 삼성전자다. 그러니 화웨이로서는 어떻게든 삼성전자를 극복할 계기를 만들고자 소송을 제기했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그동안 애플과의 소송에만 매달리느라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뤘던 화웨이와의 관계가 뼈아픈 교훈이 되어야 할 것이다.

흔히 세계적인 명품들의 짝퉁 제조국가로만 여겨지던 중국 기업이 최초로 삼성전자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어떻게 상대를 공략하고 극복해나가야 하는지를 잘 알고 그 방법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애플과 싸운 삼성전자를 중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제소했다. 삼성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기 좋은 시점을 선택한 셈이다. 게다가 짝퉁천국에서 자란 기업이 세계 선두기업을 향해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기술력을 돋보이게 하기에 이보다 좋은 전략이 또 있을까.

후발주자의 선제공격이야말로 선두다툼의 신호탄으로서는 최적임을 실천으로 보여주고 있는 저들의 전략적 능력은 손자병법의 나라답다는 감탄마저 나오게 한다. 우리도 그렇게 가르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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