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법인(기업)회생에 대한 오해
[전문가기고] 법인(기업)회생에 대한 오해
  • 유창우 현대회계법인 이사
  • cpayoo@gmail.com
  • 승인 2016.05.26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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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창우 현대회계법인 이사

최근 법인회생사건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4년 법인회생 접수건수는 873건이었으나, 2015년에는 925건으로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2016년 4월까지 접수된 건수만 해도 296건이니 누적 기준 전년보다 4% 증가한 셈이다. 이는 최근 국내의 좋지 못한 경기여건과 함께 회생제도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회생제도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다양한 오해가 존재한다.

우선 회생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이해관계자가 누군지 알아보자. 법인(기업)이 회생절차를 진행할 경우 담보 또는 신용으로 돈을 빌려준 채권자, 서비스 또는 물품을 납품한 상거래채권자, 보증을 제공받은 채권자, 정부 등 국세 채권자, 임금채권자, 임차보증금채권자, 골프장 등 회원보증금채권자, 기업의 주주 등은 권리행사에 제한을 받게 된다. 이들 모두가 이해관계자라는 의미다.

채권자는 기업이 회생신청을 하고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나는 순간부터 개시결정일까지 받아야 할 대금에 대한 청구권을 임의로 행사할 수 없게 된다. 이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불쾌한 일이자 중요한 재산권이 침해되는 일이다. 이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007작전’을 펼치듯 비밀리에 회생개시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한다. 이런 이유로 채권자의 대다수가 기업의 회생절차 돌입 사실을 법원 통지를 받고서야 알게 된다. 대상 기업에 극도의 적대심을 갖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심지어는 본인의 권리가 심각히 침해된 것이 해당 재판부(법원) 때문이라는 오해도 빚어진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법원의 기업의 변제계획안 인가 시 본인이 받아야 할 채권의 일부 또는 상당 부분이 현가성 없는 주식으로 전환되고, 일부 채권에 대해선 거의 10년간 상환을 받아야 하니 화가 나고 기업이 채권자들의 돈을 일방적으로 떼먹었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럼 기업이 회생을 진행하는 것이 채권자 입장에서 진정 이렇게 큰 손해며 분노해야 할 일일까? 법의 입장은 이렇다. 법원은 기업이 회생개시신청을 하면 기업이 왜 파산의 경지에 이르게 됐는지 이유를 따져본다. 법이 정한 합리적 요건에 부합되면 법원은 회생절차개시 결정을 내려 채권자들의 임의적인 권리행사를 막는다. 이는 채무자의 재산을 일시적으로 보전하게 해 특정 채권자들이 먼저 채권을 회수해가는 것을 막도록 하기 위함이다. 즉 다른 채권자들보다 상대적으로 힘과 정보가 약한 채권자들을 보호한다는 취지다.

법원은 또 해당 기업에 대한 전문가를 선임해 이를 철저히 조사하게 한다. 책임자가 누구며, 얼마인지. 청산가치와 채권자별 배당가능금액은 얼마인지. 사업을 지속할 경우 청산가치보다 채권자들이 얼마를 더 보상받을 수 있는지 등이다. 법원은 이런 내용을 이해관계자들에게 서면으로 통지하고 채권자집회를 열어 채권자들에게 내용을 보고하는 한편, 현장 목소리도 직접 청취한다. 변제계획안의 원칙들이 잘 지켜지는지도 확인한다.

물론 가장 억울한 쪽은 채권자들이다. 금원을 빌려주거나 물건을 납품할 때만 해도 당연히 서로 믿고 거래했건만 기업이 이를 떼어먹을 심보로 회생신청을 한 것으로 보이니 말이다. 그러나 기업의 변제계획안까지 나왔다는 사실은 채권자 입장에서도 당장 기업의 파산으로 남은 재산을 받는 것보다 미래에 받을 돈의 현재가치가 더 크다는 의미다. 원금과 이자를 전액 변제받겠다는 생각을 접고 다시 그 내용을 차분히 살펴보는 것이 채권자 입장에서 그 억울함을 일부 보전 받는 길일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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