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칼럼] 세계 금리전쟁 속 '새우등' 한국경제
[홍승희칼럼] 세계 금리전쟁 속 '새우등'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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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홍승희기자] 이미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를 마이너스로 운용해온 유럽중앙은행(ECB)이 현지시간 10일 이들 금리를 추가 인하하고 0.5%이던 기준금리마저 제로금리로 낮췄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10일 금리동결을 결정했다.

그런가 하면 이미 지난달 마이너스 금리시대로 들어선 일본은 일본중앙은행((BOJ) 총재가 현시점에서 금리의 추가인하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힘으로써 이달 중 추가 인하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아직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3월 중 금리인상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바야흐로 전 세계가 저마다의 상황을 끌어안고 금리전쟁에 돌입하고 있는 풍경이다. 금리경쟁이 심화되면 그 후로 다시 환율전쟁이 이어질 터다.

금리는 직접적으로는 국내시장용이다. 그에 비해 환율은 금리변동의 효과를 대외적으로 드러내는 지표인 셈이니 지금의 금리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환율전쟁의 가능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ECB의 조치는 유로존의 저물가, 저성장 흐름을 어떻게든 바꿔보려는 노력으로 이해되고 있다. 금리인하와 함께 국채매입 등을 통한 양적완화 규모도 늘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의 고민은 유럽만의 고민으로 그치지 않는다. 독야청청 혼자 호경기를 구가하고 있는 미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가 경제침체로 허덕이고 있으니 이런 흐름이 더 견고하게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현재의 금리경쟁이 환율전쟁으로 비화될 때쯤이면 미국은 환율조작국 지정 등의 카드를 내밀며 어떻게든 태클을 걸고 나설 테지만 그런 미국에는 중국이 맞설 이유와 힘을 갖고 있어서 뜻대로 될지 알 수 없다.

이런 판국이니 수출중심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 입장에서는 한 발짝 내딛기도 조심스러운 상황에 놓인 셈이다.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동결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현재의 기준금리는 충분히 완화적이다’ ‘현재 수준이 실물경제를 제약하지 않는다’는 등의 발언을 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라는 희망적 전망들이 나온다.

환율전쟁이든 국제외교든 그간 힘이 약한 한국은 조선 말기부터 현재까지도 누군가에게 기대어 상황을 모면하려는 모습을 이어왔다.

조선말기 위정자들중 다수가 친청파와 친일파로 경쟁하더니 청일전쟁 이후로는 다시 친일파와 친러파의 경쟁으로 이어지며 누구에게 의지해야 나라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비참한 식민지 시대를 초래했었다.

식민지 시대를 마감하면서 이어진 민족 분단도 다소 극단적으로 따지고 보면 어느 쪽에 줄 서느냐는 선택이 서로 갈린 결과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후 어떻든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나서는 그저 영어 몇 마디 할 줄 알면 요직에 발탁되는 행운에 기대어 너나없이 조선이 명나라를 떠받들 듯 미국 추앙하기에 앞 다퉈 나섰다.

박근혜 정부 들어 비로소 미`중 사이에 등거리 외교를 벌여보겠다고 나섰으나 불행하게도 북한 변수로 인해 도돌이표를 찍고 말았다. 게다가 북한 변수를 국내적으로는 안보돌풍으로 확산시키려다보니 외교적인 균형잡기가 아예 불가능해져 버렸다.

이런 외교적 한계는 물론 지정학적으로도 강대국들 틈에 끼인 형국인 한국의 상대적으로 약한 국력 탓으로 돌릴 수는 있다. 조선 5백년을 통해 세뇌된 사대주의의 폐해에 이은 35년 식민지 시절, 민족 분단과 전쟁, 그로인한 전국토의 폐허 속에서 국가 생존의 큰 부분을 미국물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절대적 빈곤 등에 원인을 돌리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다.

모든 대내외적 변수를 고려하더라도 결국 자신을 지킬 이유는 오직 자신에게 있고 따라서 방법도 스스로에게서 찾아야만 한다는 간단한 원리를 망각한 채 당장의 형편만 들먹이며 누군가에게 기대려는 유아적 습성을 지속한다면 그 좋아하는 선진국 문턱은 넘을 수 없지 않겠는가.

환율전쟁에서도 각국은 저마다의 싸움에 나서는 데 우리는 어느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려야 하는지 눈치만 보다가는 고래싸움에 등 터져나가는 새우 꼴 못 면할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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