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해외직구'가 소비자정책에 주는 의미
[전문가 기고] '해외직구'가 소비자정책에 주는 의미
  • 김도년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선임연구원
  • ceamaker@kca.go.kr
  • 승인 2015.09.25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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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년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선임연구원. (사진=한국소비자원)

국내 소비자가 해외 사업자로부터 직접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해외직구'가  어느덧 하나의 소비문화현상으로까지 자리를 잡았다. 과거 해외직구는 해외여행이나 유학 또는 거주 경험이 있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해외에 거주하는 지인이나 구매대행 사업자 등을 통해 제한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최근에는 물품 구입에 적극적인 국내 소비자들이 인터넷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유통방법까지 선택하여 구매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의 소비모습변화에 국내외 사업자들은 물품판매방법을 변화시키고 있다. 국외 사업자는 자신들의 물품 경쟁력에 기인하여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는 기회로 보고, 언어의 다양성, 결제의 편의성, 배송의 신속성 등을 내세워 유통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사업자는 구매대행, 배송대행, 병행수입 등 유통방법을 다변화 하고 있고, 국외물품의 국내총판 역할을 하였던 사업자는 물품가격을 낮추어 가격경쟁력을 더하고 있다.

해외직구는 국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소비자 후생을 증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제 국내 시장에서도 국내 사업자과 국외 사업자들 사이의 경쟁이 본격화 되었고, 그 결과 품질 좋은 다양한 물건을 낮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 국내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물품가격이 낮아짐에 따라 그만큼 가처분 소득이 증가 하므로 소비자 후생이 증대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해외직구는 물품의 다양성 확보와 국내 소비시장의 가격경쟁 심화라는 시장변화 이외에 소비자 인식 변화도 가져왔다. 상대적으로 유통구조가 단순했을 때에는 소비자가 동일한 물품을 서로 다른 유통방법으로 구입하였더라도, 유통마진의 차이로 가격차이가 있을지언정 소비자권리에 차이가 발생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해외직구 등으로 유통구조가 점차 복잡해짐에 따라 소비자는 동일한 물품을 구입하더라도 유통방법의 차이로 인하여 소비자권리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즉 국내소비자는 해외직구가 물품의 배송 및 가격의 차이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고 소비자권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사실도 인식하게 된 것이다. 특히 물품의 하자를 비롯하여 계약해제·해지(청약철회) 등의 소비자분쟁이 발생한 사안에서 유통사업자의 책임범위가 유통방법에 따라 현저하게 차이난다는 점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다.

유통은 물품의 위험이전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고, 물품의 위험이전은 소비자 권익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소비자가 물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유통방법을 선택하였다는 것은 자신이 누릴 수 있는 소비자 권익에 차이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소비자가 특약을 통해서 거래 위험을 회피할 수 있지만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면, 사실상 소비자는 소비자의 권리를 거래한 것과 다름이 없다.

정부는 우리나라 소비자의 기본적인 권리가 실현되도록 정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야할 책무가 있다. 해외직구에 관계하는 사업자에 의한 소비자 권리 침해 여부는 정부가 시장경제 내에서 소비자와 사업자의 관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국외 사업자에게 국내법에서 정하는 일정 수준이상의 국내 소비자 권리를 보장하라고 하는 것은 자국민 보호인 동시에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 민감한 문제이다.

해외직구 등 국경 간 거래가 증가하는 현 시점에서 정부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소비자 권리가 무엇인지 찾고, 그에 걸맞는 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해외직구가 우리 소비자정책 당국에 주는 의미가 넓고도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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