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적절했나
기준금리 인하 적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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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홍승희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대로 끌어내린 지 3개월 만에 또 다시 0.25%p를 내렸다.

1.5%라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저금리로 끌어내린 배경은 이미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전해졌으니 굳이 되풀이 해 얘기할 필요는 없겠다. 5개월째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는 수출,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내수경기와 그런 부진한 경기에 한 번 더 강력한 타격을 입힌 메르스까지 더해지니 정부가 조바심을 내는 것도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금리인하를 보며 불안한 점도 적잖고 그 효과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과연 지금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한가, 이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는가. 다양한 위험요소와 변수들을 충분히 고려한 것인가.

우선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가계부채는 계속되는 초저금리 행진을 바탕으로 더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서 걱정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한다. 4월 중에 10조1천억이 늘고 5월 중에 다시 7조 3천억이 늘어 전년 대비 6배로 확대됐다고 한다.

현재 총 가계부채 규모는 1천1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직도 채 해소되지 않은 하우스푸어 문제가 앞으로 금리인상 시기가 됐을 때 어떤 폭발적 위험을 몰고 올 것인지에 대해 과연 정부가 대책을 갖고 있을지 현재 수준만으로도 걱정스러운 데 앞으로 가계부채가 초저금리를 배경으로 더 가파르게 늘어날 경우 암담한 전망을 피하기 어렵게 한다.

이미 하우스푸어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채무자들을 향해 각종 혜택을 준 사례가 있어서 다시 그런 사태가 발생할 경우 자칫 잘못하면 신용을 근간으로 삼아야 할 한국의 금융 산업 자체가 기저부터 흔들릴 위험성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당장의 위기 돌파를 위해 미래를 저당잡히는 정책이야말로 반역사적인 선택이다.

따라서 현재는 물론 금리인하로 더욱 늘어나게 될 가계부채 대책이야말로 메르스 못지 않게 미리미리 예방책을 강구해야 할 사안인 것이다. 오죽하면 정부의 요구에 부응해 금리인하에 동의한 한국은행 역시 이 부분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겠는가.

가계부채 못지않게 또 걱정스러운 것은 머잖아 벌어질 미국의 금리인상과 그로 인한 한국 자본시장에서의 해외자본 유출현상이다. 이미 미국의 금리인상은 예상된 일이니 갑작스러운 자본유출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있지만 미국이 단계적으로 금리를 인상해가면 현재 1.50%라는 초저금리 상태인 한국의 금리수준과 근접하거나 최악의 경우 역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게다가 외국인 자금이 최근처럼 크게 유입된 적이 없었다. 그런 만큼 한국의 금리인하에 따른 해외자본의 유출 가능성은 크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해외자본의 급격한 유출이 금융위기를 몰고 온 과거 사례는 우리도 충분히 경험하지 않았는가.

하반기 들어서면 미국의 금리인상이 단계적으로 시작될 테니 한국으로서는 지금이 아니면 금리인하를 단행할 기회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는 있지만 이것이 꼭 필요하고 적절했는지는 끊임없이 의구심이 든다. 어차피 금리인하의 혜택은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에 돌아가게 되고 그 대기업이 국내 내수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부분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적어도 내수시장 활성화와 관련해서는 단지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소비촉진 기대 이상을 바라보기 어렵게 한다.

당장 상장사 일자리 창출 능력이 4년 만에 1/6로 줄었고 고용기여도는 35.6%에서 지난해 5%대로 낮아졌다는 통계만으로도 대기업이 내수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바가 별로 없다는 반증으로는 충분할 것이다. 대기업 중심 경제정책의 허구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대기업의 장점으로 추켜세우는 수출은 대외여건만을 핑계 삼으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외여건이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하지만 그게 유독 한국기업에만 적용되는 현상도 아니니 ‘글로벌 경영’을 표방해온 대기업들로서는 변명거리가 되지 못한다.

저금리 정책의 실질적 혜택이 대기업에 쏠려있더라도 그 대기업이 하청 중소기업들과의 관계만 공정하게 유지되면 그나마 하방효과가 더 빠르게, 확실하게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들리는 소리들은 그 공정성에 대해 신뢰할 수 없게 한다. 대한민국 국민들 가운데 과연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그 관계의 공정성을 신뢰할까.

현재 한국사회 시스템 속에서 금리인하 효과는 하방 경직적이고 그런 만큼 양극화의 또 다른 얼굴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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