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퍼주기' 불만인가
아직도 '퍼주기' 불만인가
  • 홍승희
  • 승인 2005.09.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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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6자 회담이 일단 공동성명 채택으로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

물론 공동성명 하루만에 선 경수로 건설 후 핵포기를 주장하며 딴소리를 하는 북한 때문에 정부로서는 애간장 태울 수도 있지만 이미 한두번 겪어본 일도 아니어서 그런 북한을 평가·분석·대응하는데 웬만큼은 익숙해진 한국 정부다. 수순대로 한걸음씩 나아가면 된다.

그런데 국민의 정부 이래로 참여정부까지 정부가 하는 일 하나하나에 심사가 편치 못한 한편에서는 6자 회담 참가국들 가운데 왜 우리만 모든 부담을 다 지느냐는 비난도 나오는 모양이다.

경수로 건설 문제도 결국 우리가 거의 전적으로 비용을 대야 하는데 일본처럼 아무 한 일도 없이 과실만 챙기려 드는 나라들 다 놔두고 먼저 설쳐 손해 보느냐는 얘기다.

그러나 이는 북핵 문제가 잘 마무리돼 북한이 국제사회에 정식 데뷔하게 되고 그로 인해 남북 문제가 오랜 갈등의 골을 지나 평화공존하는 단계까지만 나아가도 한국사회는 다른 주변국들이 얻을 수 없는 크나큰 이득을 얻게 된다는 점은 애써 외면하고 억지를 부리는 일에 불과하다. 당장 6자 회담이 진전을 보임에 따라 국제신용평가기관들 사이에서 대한민국 국가신인도 상향조정이 거론되고 있지 않은가.

그 뿐만이 아니다. 선거철이면 언제나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것에 본인과 자녀들의 병역 이수문제가 있고 그 병역의무를 기피할 목적으로 뱃속에서 태어나기 전부터 대한민국을 기피하게 만드는 원정출산이 사회적 문제로 제기돼 있는 우리 사회다. 그로인해 조성되는 계층간 위화감 역시 만만치 않다. 그 병역 문제가 합리적으로 해결될 길은 결국 현행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는 게 첩경이다.

현재와 같은 불안한 공존상황에서는 전면적인 모병제로 나아가기에 분명 한계가 있다. 군대 숫자를 당장 대폭 줄일 수도 없고 그렇다고 현재의 인원을 유지하면서 전체 사병들을 제대로 임금을 지불하는 직업군인화 한다는 것도 현실성이 없다.

물론 무기체계를 첨단화하면 사병의 수를 현재의 절반 정도로 줄이고도 현재의 국방력을 유지시킬 수는 있겠다. 통상 현재 수준의 무기체계로는 장교 대 사병의 비율이 1:20 정도를 필요로 하지만 현재의 일본 수준 정도로 첨단화되면 1:10 정도로 사병의 비율을 낮추고도 동일한 힘을 갖추게 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역시 비용부담이 만만한 문제도 아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남북간 긴장이 해소된다면 아무래도 국방비 부담은 현저히 감소할 것이다. 주변국 모두가 군사강국들인 점을 감안하면 설사 통일이 된다해도 국방비 감축에 제약이 불가피할 터이지만 어차피 우리가 저들만큼의 국방력을 유지하기에는 벅차니 국방력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체제를 고집할 형편은 아니다.

1:10 정도의 무기체계를 갖췄다는 일본 자위대는 몇 년전 통계로 32만의 장교 및 준사관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위급상황에서 국민동원령을 내릴 경우 2개월만에 최소 320만 군대를 보유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우리가 예비군까지 총동원하는 병력수보다도 월등하게 많은 숫자인 것이다.

인구수로 봐도 역시 우리는 통일 이후라도 여전히 작은 나라다. 통일 한국의 인구수는 여전히 일본의 절반에도 못미칠 것이고 중국과는 아예 비교가 무의미한 상황이어서 병력보다는 첨단무기 개발에 주력하고도 상대하기 벅찬 이웃들을 두고 있는 우리로서는 생존을 위한 보다 다각도의 대책들을 마련해 가야 할 처지인 것이다.

이런 형편을 두루 감안할 때 현재의 분단상황이 얼마나 우리의 운신을 어렵게 하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분명하지 않은가.

게다 더 해 긴장감은 세계 최고 수준인 위험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우리는 이미 일상이 돼버린 상황이라 종종 긴장의 끈을 늦추고 지내지만 주한미군들은 여전히 전시수당을 받으며 한국 근무를 하고 있다고 한다.

사업하는 이들 또한 그런 위험에 대한 높은 대가를 기대하며 이 땅을 드나들고 있을 터이니 비즈니스 관계에서 우리가 어떤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는지 또한 명백한 일이다.

이제는 이런 불리한 지형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그래서 치르는 비용으로는 과다하다고 불평만 할 수준이 아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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