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 폐지해야 하는 이유"
"DTI 폐지해야 하는 이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 소장
여당에서 강남투기지구해제, DTI(총부채상환비율)폐지 카드를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나오더니, 이를 뒤집는 소식이 나오는 등 부동산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DTI에 대한 말들이 여전히 많다.

당장은 정부 관련부처에서 반대의사를 보이고 있고, 가계부채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여권은 '부자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우려하고 있어 실제로 DTI가 폐지가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4월 총선이 가까이 다가오면서 불리한 상황인 여당의 절박한 심정도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부동산시장이 심각하리만큼 얼어있고 더 이상 어설픈 대책으로는 '언 발에 오줌 누기' 밖에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영향이 큰 대책이 나와야 하고 그 대책이 바로 DTI 폐지다.

사실 DTI는 '부동산을 잡는 귀신'이라는 심리적 공포를 촉발했다. 참여정부 임기 4년 동안 부동산 상승으로 속앓이를 하였다 마지막 1년을 남기고 DTI 카드를 내놓으면서 부동산 상승의 악몽(?)을 끝낼 수가 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DTI가 정말 부동산 잡는 귀신일까? 참여정부 말기 DTI로 지긋지긋하던 집값을 잡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DTI로 잡았다기 보다는 잡힐만한 때가 되어서 잡혔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 것 같다.

수많은 감기약이 있지만 사실 감기는 수많은 변종 바이러스가 원인이며 정확한 치료제가 없는 질병이다. 단순히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약이지만 사람들은 감기약을 먹고 나았다고 착각을 한다. 사실은 몸이 감기 바이러스를 이겨낸 것인데 말이다.

부동산 역시 DTI 때문에 잡힌 것이 아니라 잡힐만한 때가 되어 잡힌 것이다. 그럼에도 DTI 이야기만 나오면 부동산이 얼어붙는 것은 마치 감기약처럼 학습효과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멈출 때 바로 멈추지 못하고 출발할 때 시간이 걸리는 부동산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2002년 부동산 상승은 1998년부터 시작이 된 것이고, 2010년부터 시작한 부동산 하락은 사실 2006년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2006년 멈췄어야 하는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브레이크를 걸었음에도 멈추지 않고 가속도가 붙어 지속되다가 DTI가 적용되면서 먼저 상승한 강남, 버블세븐은 멈추었고, 강남, 버블세븐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상승에 소외되었던 강북, 경기북부, 인천지역은 뒤늦게 상승순환을 다 하고 2010년 완전히 상승엔진은 멈추게 된 것이다. DTI가 나오면서 상승엔진이 멈춰 섰지만 이전부터 양도세 중과세, 분양가상한제 등 브레이크는 이미 걸려 있었다.

문제는 달리던 상승엔진을 멈추기도 어렵지만 멈춰선 엔진을 다시 돌리기도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최근 지속적으로 부동산 규제완화 대책이 나오지만 멈춰선 엔진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무엇보다 DTI를 폐지한다고 부동산담보대출이 갑자기 늘어나지도 않는다. 집값이 오른다는 확신이 없는 한 무리해서 대출을 받지도 않고, 확실한 담보가 있음에도 대출이 안 되어 금리가 높은 2금융권으로 내몰렸던 수요자들이 금리가 낮은 1금융권에서 대출이 가능해지면 오히려 가계부채의 위험도도 조금 더 낮아질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DTI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DTI가 가지는 상징성 때문에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폐지만이 심리적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사실 대출증가는 부동산상승 때문이 아니라 신규분양주택 공급에 따른 신규집단담보대출이 늘어났고 담보대출을 받아 생활비나 사업자금으로 전용하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무조건 대출을 막는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정부 당국자들은 살기 어려운 서민 입장에서 고민해주길 바라며, 하루빨리 실물경기가 회복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